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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예산 감소에 토목 곳간 작아진 건설사
토목 인력 동반 축소…수주 경쟁력 약화 우려
2020-04-07 13:45:29 2020-04-07 13:45:29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주요 건설사의 토목사업 곳간이 줄어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예년보다 줄어들면서 건설업계가 토목 일감을 새로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커졌다. 이에 건설사들은 토목 인원도 줄이는 형편이다. 토목 분야의 인력 축소가 이어지면 수주 경쟁력이 약화돼 향후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서 인프라 발주가 나와도 일감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빅(Big)5로 꼽히는 건설사의 지난해 토목부문 수주잔고는 총 20조4219억원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23조9291억원과 비교하면 약 14.6%에 해당하는 3조5072억원이 감소했다. 5대 건설사의 토목부문 총 수주잔고는 2018년에도 22조1342억원으로 적어지는 등 지난해까지 꾸준히 줄어들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토목부문 수주잔고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현대건설이다. 2017년 6조8656억원에서 지난해 4조8374억원으로 29.5% 줄었다. 삼성물산도 이 기간 5조5690억원에서 4조6640억원으로 16.3% 적어졌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도 약 5%씩 감소했다. GS건설만 3923억원에서 4239억원으로 8% 증가했다. 지난해 미얀마와 싱가포르에서 수주한 실적이 반영됐다. 
 
건설업계의 토목 곳간 감소는 그동안 현 정부가 SOC 예산을 줄여왔던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건설 경기 부양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면서 SOC 본예산을 줄여왔다. 지난 2018년 19조원, 지난해 19조8000억원으로, 20조원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토목 일감이 줄면서 이들 건설사는 토목 인력도 줄였다. 현대건설의 토목사업부 총 인력은 지난 2017년 1508명에서 지난해 1360명으로 148명 감소했다. GS건설의 인프라사업부 인력도 이 기간 930명에서 805명으로 축소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토목 일감이 없어 남아있는 토목 인력도 현장에 투입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길어지면 해외 유망 시장으로 꼽힌 동남아 인프라 발주가 나와도 수주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업 수주에 나설 때 회사의 시공실적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경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수주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프로젝트를 경험한 인력을 보유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적정한 사업장을 확보해야 한다”라며 “이대로 가다간 해외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교량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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