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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부동산펀드 수익증권 낙폭 과해 매수기회
큰 변화 없는데 기준가보다 크게 하락…연 8% 배당에 매매차익 예상
2020-04-07 12:00:00 2020-04-07 14:35:28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시장에도 영향을 주면서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상품들의 수익률도 크게 하락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 금융회사들이 운용하는 해외부동산 펀드의 경우 실제 펀드 가치보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과도하게 낮아 신규 투자자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전망이다.
 
7일 <뉴스토마토> 조사 결과, 현재 증시에서 거래 중인 부동산 펀드들의 수익증권 가격이 해당 펀드의 기준가보다 현저히 낮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부동산처럼 특별자산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들은 대개 약속한 기간 동안 펀드에 추가 불입하거나 환매할 수 없게 만든 폐쇄형이 주를 이룬다. 중도환매가 불가능한 대신 환금성 확보를 위해 수익증권 형태로 매매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렇게 거래되는 펀드를 상장수익증권이라고 부르며, 일부 증권사들도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매매를 중개하고 있다. HTS에서 수익증권을 매수하는 것은 해당 부동산펀드에 투자하는 셈이다. 
 
이들 수익증권 특히 해외부동산 펀드의 상장수익증권 시세는 코로나19로 금융투자시장이 얼어붙은 지난달 마치 주식종목 주가가 급락한 것처럼 크게 하락한 후에 아직까지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이들 수익증권, 즉 부동산펀드의 실제 가치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맵스 미국부동산투자신탁 11호는 미국 애틀란타에 소재한 오피스빌딩 파크원센터에 투자하는 펀드다. 오피스 면적 대부분은 글로벌 금융회사인 스테이트팜이 임차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이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를 3월과 9월 1년에 두 번 결산해 분배금으로 지급하다가 나중에 건물을 팔아 투자자들에게 나눠주고 청산할 예정이다. 펀드는 2022년까지 운용할 예정인데 스테이트팜은 2025년까지 임차계약을 맺고 있어 펀드 안정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 결산에는 1000좌당 38.81원. 지난 3월 결산에는 40원을 분배금으로 지급했다. 
 

 
 
이 펀드의 상장수익증권인 ‘맵스미국11호’의 시세는 지난해말 1130원에서 지난 6일 현재 960원으로 15%나 하락한 상태다. 그런데 펀드의 실제 가치를 보여주는 기준가는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올랐다.
 
이 펀드 기준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환율과 자산재평가다. 맵스미국11호는 환헤지를 하지 않아 환율에 노출돼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이익이 커진다. 미래에셋이 이 오피스 자산을 재평가하지는 않았으므로 기준가에는 오직 환율만 반영돼 있는 셈이다.  
 
회계상 재평가는 안 했어도 코로나19 여파로 현지 오피스 시세가 하락했다면 수익증권 가격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을 수 있다. 그러나 운용사 측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박스기사 참조>
 
스테이트팜이 미국 댈러스에서 임차한 오피스에 투자하는 맵스미국9-2호도 마찬가지다. 기준가와 시장의 매매가 차이가 상당하다. 9-2호는 6월과 12월에 결산하는데 지난해 6월엔 38.87원, 12월엔 38.0원을 지급했다. 이들의 분배금을 감안하면 지금 가격으로 매수할 경우 연 8% 내외의 분배금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 투자하는 또 다른 상장수익증권인 하나대체나사부동산1호는 미래에셋 펀드에 비하면 낙폭이 크지 않다. 지난 연말 950원에서 4월6일 933원으로 1.78% 하락했다. 같은 기간 펀드기준가는 올랐으니 이 또한 반대로 움직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 펀드가 투자하는 오피스에는 미국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세 들어 있다. 최근 분배율은 연 6.14%로 비슷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원달러 환율을 50% 헤지한다는 점인데, 환율 상승 국면이었기에 오히려 불리한 조건이었다. LA와 애틀란타, 댈러스의 부동산 경기가 크게 차이나는 것이 아니라면 결국 투자자들의 심리에 의해 매매가격이 좌우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호주에 투자하는 펀드는 호주달러 가치 하락의 영향 하에 있어 미국 부동산 펀드와는 사정이 다르다. 연초만 해도 1호주달러당 0.7022달러를 줘야 1호주달러로 바꿀 수 있었는데 4일 현재 0.5996달러만 줘도 1호주달러를 받을 수 있다. 같은 기간 원화 가치도 하락했으나 미국달러 기준 원화 가치가 6.14% 하락하는 동안 호주달러는 14.6%나 급락해 호주달러 환율에 노출돼 있는 펀드의 수익률도 크게 하락했다. 
 
그렇다고 미래에셋맵스호주부동산투자신탁2호 펀드 기준가가 수익증권인 맵스호주2호만큼 떨어진 것은 아니다. 호주 캔버라의 오피스 빌딩은 호주연방정부 교육부가 100% 임차하고 있다. 2025년 5월까지 임대차계약이 돼 있고 펀드는 2022년 9월까지 운용하기로 돼 있어 현재 아무 때고 매각할 수 있다. 지난 결산 분배율은 1000좌 기준 연 6.24%를 기록했다. 
 
이들 상장수익증권을 현재가격으로 매수할 경우 연간 8% 안팎의 분배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국내 주식시장의 배당주들도 주가가 크게 하락해 고배당 종목이 넘치는 상황이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실적이 크게 꺾일 가능성이 높아 내년 이맘때 그 배당금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에 비하면 임차인이 안정적인 부동산 펀드 쪽이 배당 안정성은 높아 보인다. 수익증권을 기준가보다 싸게 매수해 기대되는 차익은 덤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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