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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특화 증권사, 실효성 논란 계속…유안타·SK증권, 지난해 IPO실적 전무
2기 중기특화증권사, 지정효력 이달까지…"대형사와 경쟁할 인센티브 필요"
2020-04-06 06:00:00 2020-04-06 0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지정제도가 2기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소벤처기업 전용 펀드 등 당국의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지정효력 2년의 기간 동안 별다른 실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가 중소기업 기업공개(IPO)를 휩쓸고 있는 마당에 중소형 증권사가 경쟁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기특화 증권사의 투자은행(IB) 실적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2기 중기특화증권사는 △IBK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SK증권 등 6사다.
 
지난 2년 간 기업공개(IPO)주관 건수는 키움증권 13건, IBK투자증권 4건, 유진투자증권 4건에 뿐이다. 유안타증권과 SK증권의 경우 각각 2건, 1건의 IPO를 주관했으나 지난해에는 한 건도 없다. 코넥스 지정자문인 역할도 IBK투자증권(27개사)에 몰렸고, 키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각각 6개사, SK증권은 2개사, 유안타증권도 1개사 그쳤다. 
 
중기특화증권사 라이선스에서 중점을 뒀던 크라우드 펀딩운용도 IBK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일부 회사에서만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년간 크라우드펀딩 실적은 IBK투자증권 20건, 코리아에셋투자증권 10건, 그 외 유진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3건, 1건을 진행했다.
 
지난 2018년 신규 지정된 2기 중기특화 증권사의 지정 효력(2년)이 이달 만료된다. 중기특화증권사는 지난 2016년 중소벤처기업에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미국의 부티크제도를 모델로 삼아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모험자본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중기특화증권사에게는 중소벤처기업 관련 업무 전용 펀드 조성,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주관사 선정 우대, 증권금융으로부터의 증권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약정한도·금리우대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하지만 제도 도입 후 지난 4년간 중기특화증권사들의 실적이 변변치않아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서 단기간에 실적을 내는 것이 어렵고, 실제 회사에 제공되는 인센티브도 미미한 실정이다. 
 
당국은 2기 중기특화 증권사를 지정하면서 인센티브를 전보다 늘리긴 했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대출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순자본비율(NCR) 산정시 대출채권전액을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하지 않고 차주의 신용도에 따른 가중치를 반영해 총위험액에 가산하는 방식이다. 
 
중기특화증권사의 실적이 부진해 2기 만료를 앞두고 있음에도 오히려 제도 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도 차별화된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기특화 증권사 3기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금융당국과 협회는 아직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 중기특화증권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목적으로 지정을 했지만 IPO주관은 대형사 위주로 진행되는 것이 현실이고, 1기, 2기로 이어지면서 추가 인센티브를 내놨지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IPO, 중기벤처기업 대출 등의 부문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올해 초 "초대형IB, 중기특화증권사 등의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영역이 활성화돼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도 "제3기 중기특화증권사 재지정 시 기능과 실효성을 제고하겠다"며 중소형 증권사의 업무범위 확대를 강조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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