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9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9기 제1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북한이 당·정·군 간부를 한꺼번에 소집하는 이례적 회의를 열어 군 내부의 '특대형 부정부패' 사건과 단죄 과정을 대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이 자리에 참석해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강도 높은 사정을 예고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 평양에서 '당, 정, 군 연합회의'가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회의에는 당, 정부, 군의 수뇌부뿐 아니라 주요 중앙 기관, 주요 공장·기업소의 책임 간부, 법집행기관 간부 등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통신은 이 회의에서 "전 인민군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박희철과 그 추종자들의 특대형 부정부패행위를 폭로하는 자료 통보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박희철은 재직 4년간 이른바 '조직권', '간부권'을 악용해 거액의 뇌물을 받고 부정축재를 저질렀습니다.
또 군내 매관매직, 뇌물수수, ‘정치협잡행위’를 조장하고, 자신의 심복과 아첨꾼을 중요 직제에 배치해 당의 ‘유일적 영군 체계 확립’을 저해했다며 그의 범행이 북한 최고법기관의 심리에서 객관적 증거로 입증됐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북한 최고재판소는 박희철을 비롯한 관련 사건 피소자들에게 형벌을 선고했다고 전했는데, 처벌 수위는 보도에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통신은 "박희철의 부정부패는 배태하고 있는 위험성과 해독성에 있어서 상상을 초월하는 특대형 범죄"라면서도 이번 조치의 결과로 "군사정치지도부내에 남아있는 독소와 페물들을 적시에 제거"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연합회의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당과 인민이 그토록 경멸하는 부정축재를 억제, 적발, 제거해야 할 중임과 권한이 부여된 책임적인 직위에 있는 자가 그 권한을 사리사욕의 무기로 도용하고 부정부패의 주모자로 등장한 데 이번 사건의 본질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국가와 인민의 이익을 침해한 고의적인 탐오행위, 약취범죄"라며 "부정부패와의 전면 전쟁을 선포하고 투쟁의 강도를 부단히 높이는 때에 특대형 부패사건이 발생하였다는 데 문제의 엄중성이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일꾼들이 원칙성과 청렴결백성을 생명으로 간직해야 한다"며 부정부패를 뿌리뽑기 위한 법적 투쟁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당 중앙위원회의 입장을 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박희철에 대한 조치는 앞서 지난 6월 말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입건조사 결정과 당 중앙위 제9기 제2차 전원회의의 소환·법기관 이송 결정을 거쳐 최종 사법처리로 이어진 것입니다.
당시 전원회의에서는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3개월 만에 다시 당 조직비서로 기용되고, 기존 조직비서였던 김재룡은 직무에서 일괄 해임됐습니다.
이에 군부 내 부정부패를 적발한 김 위원장이 조직 관리와 내부 통제에 실패한 김재룡에게 책임을 묻고, 대신 오랜 기간 조직 업무를 전담해왔던 조용원을 긴급히 투입해 수습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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