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은에 수조원 현물출자 가능성
'코로나 구원투수' 역할 위해 불가피…일각선 "현금출자 필요"
입력 : 2020-04-02 20:15:58 수정 : 2020-04-02 20:15:58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기업들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산업은행의 자본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정부의 현물출자 가능성이 점쳐진다. 증자 필요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빠른 현금 순환을 위해 '현금출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산은은 최근 민생금융안정프로그램, 두산중공업·저비용항공사(LCC)에 잇따라 자금을 투입하면서 기업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빠져나가는 자금은 많은데, 돌아오는 것은 취약업종 자산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재무비율이 악화하면 해외채권 발행 저조로 자체적인 자금조달도 어려워진다. 무리한 금융지원→자본건정성 악화→신용하락→해외채권 발행 저조→자금조달 부족→금융지원 어려움 등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산은은 어느 정도 증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자본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금융지원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최소 요구 자본이다. 통산 산은은 정부 지분 100%인 국책은행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돈을 끌어다쓰는 것으로 오해받기가 쉽다. 그러나 산은도 결국 은행이라는 점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재무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간 산은은 글로벌 본드를 발행하는 등 해외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주로 각국의 중앙은행, 국제기구가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은이 해외시장에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서는 신용이 좋아야 한다. 산은의 재무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지난해말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05%다. 2018년말 총자본비율 14.80%에서 0.75%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자본비율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 만큼 손실흡수 여력이 감소한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산은이 코로나19 금융지원까지 떠맡게 되면서 향후 총자본비율은 더 악화할 공산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지원을 하게 되면서 위험가중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BIS비율이 좋아야만 해외에서 거래를 할 수 있고 자금을 끌어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현재 산은이 갖고 있는 자금으로 16조6000억원 이상의 금융지원은 가능하지만, 재무비율의 건전성을 유지하며 금융지원하기 위해서는 수조원의 자금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정부의 현금출자 하나도 없이 그대로 정부가 하라는대로만 금융지원을 하면 건전성이 심각한 상태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이러면 영업이 안돼 자금조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증자가 대부분 현물출자로 이뤄진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그간 기획재정부는 산은에 통상 수자원공사·도로교통공사 지분 등 현물로 출자해왔다. 공기업들의 유가증권이 대부분이었다. 현물출자로 받은 자산은 즉시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결국 산은이 정부로부터 증자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록 정부가 공기업의 유가증권을 현물로 증자해준다고 하더라도 평가금액이 좋은 걸 받아야 한다"며 "그래야만 해외 투자자들이 인정을 하고 채권을 사준다"고 말했다. 정부가 산은에 현물출자로 증자를 하는 이유는 편의성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통상 현물출자는 국회의 예산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현금출자는 추경을 통해서 국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다만 금융권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코로나19 피해기업에 신속한금융지원을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의 현금출자"라고 강조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해 9월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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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홍

무릎을 탁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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