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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닥친 환위기…식품 물가 비상등 켜지나
식품업계, 원화가치 하락 시 원당 등 매입 비용 증가…외화부채도 커져
2020-03-18 15:39:28 2020-03-18 15:39:28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원달러 환율이 지속 상승할 경우 식품업계에도 타격이 전이될 전망이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매입 비용이 증가하고, 외화부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브라질에 위치한 옥수수 밭. 사진/뉴시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준금리 인하 및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40원대 돌파하자 국내 식품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원화가치가 하락 시 식품업체들이 수입하는 원재료 매입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식품 제조 원료의 기본이 되는 원당, 원맥, 옥수수 등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장기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환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당시 CJ제일제당, 삼양사 등은 환율 급등 및 시세 인상을 이유로 9~10%가량 원당 가격을 인상했다. 더욱이 원당, 원맥, 옥수수 등 가격 인상은 과자, 커피, 음료 등 2차 제조사에도 옮겨가 전체 식품업계 가격 인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품 가격 인상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에는 원재료 가격을 비롯해 환율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원당, 원맥, 옥수수 등을 수입하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등은 원재료 가격 인상 압박이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원화 가치 하락이 원재료 매입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식품 수요도 감소해 가격 인상 영향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식품업체들은 국제 곡물가격의 변동 위험 관리를 위해 선물 및 옵션 계약을 체결해 상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당, 밀가루 등 원재료의 국제 시세가 4~5주째 떨어지고 있는 데다, 선물 거래를 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인상은 고려 중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삼양사 관계자는 "수입 중인 원당, 원맥, 옥수수 등에 대한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라며 "외부 환경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 시 외화부채 부담 확대 역시 우려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원화가치가 하락할 경우 반대로 부채 비용은 증가하는 이유에서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해 식품업계는 그동안 해외기업 인수 등 투자지출이 늘어나 올해는 재무관리에 집중하던 상황이다. 더욱이 내수소비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확장하면서 외화부채가 늘어나는 현상도 보인다. 이 같은 전략에서 외화부채 상승은 차입금 관리상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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