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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국제 유가…정유업, 1분기 적자 예고
정유사 4곳 합산 영업이익 2조원 감소 불가피
2020-03-19 06:03:05 2020-03-19 06:03:05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가파르게 떨어진 유가가 재고 평가 손실 등으로 이어지면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악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와 SK이노베이션,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이 1분기 영업손실을 낼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SK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국제 유가 급락으로 이들 4개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가가 1달러 떨어질 때 합산 영업이익이 약 700억원 줄어드는 데 연초 이후 30달러 하락했다는 점을 반영한 수치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산업1실장은 "유가 급락은 원유 매입과 제품 판매간 시차에 따른 부정적 래깅효과와 재고자산 손실 평가로 정유사 손익에 큰 부담 요인이 된다"며 "작년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35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1분기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영업손실 전망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삼성증권 등은 S-Oil이 적게는 1000억원 정도에서 많게는 4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서는 최소 1485억원에서 최대 57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유사의 실적 악화는 이보다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현지시간으로 17일 6.1% 하락한 26.95달러를 기록하면서 2016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작년 12월 60달러 정도였던 WTI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50달러 안팎을 유지했지만 코로나19로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산유국 간 감산 합의가 실패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전쟁까지 벌어지면서 급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WTI는 전날에도 10% 가까이 떨어졌고 지난주에는 20%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WTI와 같은 흐름이다.
 
국제 유가는 앞으로도 상당폭 하락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17일(현지 시간)WTI가 1분기 배럴당 22달러, 브렌트유는 2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산유국 간 감산 합의 실패 직후인 2주 전만 해도 WTI는 29달러, 브렌트유는 30달러를 바닥으로 봤다.
 
정제마진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실적에 부정적이다. 월간 기준으로 올해 1월 배럴당 0.4달러를 기록했던 정제마진은 지난달 3달러로 올랐다가 이달 다시 2.5달러로 떨어졌다. 주간 단위로 보면 이달 첫 주 1.4달러에서 3.7달러로 올랐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 이하다. 국내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5달러로 알려져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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