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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 빅3 대표 임대료 인하 요청에도 인천공항 '철벽'
12일, 2차 비공개 간담회 진행…의견 차이 좁히지 못 해
2020-03-13 11:40:12 2020-03-13 11:40:12
[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대기업 면세점이 무너지면 협력사와 공항 면세점에 입점한 업체들도 줄줄 피해를 입는다.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정부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지난 12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 업계 '빅3' 대표의 임대료 인하 관련 2차 간담회가 끝난 후 인천공항 입점 면세업체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발길이 끊긴 인천공항의 모습. 사진/뉴시스
13일 공항공사 및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인천공항공사는 공항공사 입점업체들과 임대료 인하 여부에 대해 비공개 2차 간담회를 가졌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20일 1차 간담회에 이은 두 번째 자리로 업체들의 요청으로 긴급하게 마련됐다. 면세업계 '빅3' 중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한인규 호텔신라TR 부문장 사장,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가 직접 참석했다.
 
그동안 면세 사업자들은 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현재 임대료 최소보장 계약에 따라 매출과 상관없이 일정한 임대료를 내고 있지만, 매출에 연동된 책정 방식으로 한시적으로 나마 임대료를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인천공항에 점포를 운영 중인 대기업과 중소·중견 면세점 모두 코로나 사태 이후 매출이 60∼70% 감소했다. 김포공항 롯데면세점은 하루 평균 1억∼2억 원이던 김포국제공항점 매출이 최근 ‘제로(0)’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무기한 영업중단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이 매출 감소로 매장 문을 닫는 건 1980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신라면세점 역시 휴점은 아니지만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달 공공기관에 입점한 중소기업에 한해 임대료를 6개월간 25∼30% 인하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면세점들은 인천공항 임대료 중 5% 안팎의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 면세점 임대료만을 인하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에도 입점 업체들은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를 ‘국가 재정’으로 규정하고 기존 산정 방식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대 중소기업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으로 바라볼 때가 아니라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라면서 “면세점 한 업체당 수천 개의 일자리가 걸려 있는 만큼 2009년 신종플루 때처럼 모든 면세업체에 임대료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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