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코로나19의 공포에 전 세계 증시가 최악의 목요일을 보냈다. 하루 사이 한국에서는 코스피 급락으로 사이드카가 발동했고 미국에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개장 직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유럽 증시도 일제히 10% 넘게 폭락했다. 주가 낙폭만 보면 대공황 시절에 버금간다.
12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352.60포인트(9.99%) 폭락한 2만1200.62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0.74포인트(9.54%) 떨어진 2480.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750.25포인트(9.43%) 급락한 7201.8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개장 직후 7% 하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15분간 중단됐다. 지난 10일 이후 사흘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또 발동됐으나, 거래 재개 이후 낙폭이 더 커졌다.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는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국가로부터의 입국금지를 발표하자 미국과 유럽증시가 모두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영국과 아일렌드를 제외한 유럽국가로부터의 입국을 30일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 지수는 전일 대비 639.05포인트(10.87%) 떨어진 5237.48에 장을 마감했고, 독일 DAX30 지수도 1277.55포인트(12.24%) 추락한 9161.13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 40 지수 또한 전 거래일보다 565.99포인트(12.28%) 밀린 4044.26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탈리아의 FTSE MIB지수는 3034.2포인트(16.92%) 폭락하며 1만4894.44에,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는 300.03포인트(10.87%) 떨어진 2461.35에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탓에 시장의 실망감이 배가됐다. ECB는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기존 0.0%, 예금금리는 -0.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10bp 수준의 예금 금리 인하를 기대했다.
ECB는 금리 인하 대신 12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QE) 카드를 꺼냈으나 시장의 변동성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개장한 아시아증시도 팬데믹 충격에 일제히 폭락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200선물이 5% 이상 하락해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 정지하는 조치다. 이후 코스피는 낙폭을 3.87%로 줄였으나 1900선이 붕괴되며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4.41% 하락한 1만8559.63에 거래를 마치며 1만9000선 밑으로 추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도 3.66% 하락했다. 호주의 AOI지수도 7.23% 폭락했다. 인도 SENSEX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18% 급락한 3만2778.14에 거래를 마치며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52% 하락한 2923.49에 장을 마감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recession)가 오고 있다"며 "지난 며칠동안의 일을 겪은 뒤 우리는 외화 유동성이 고갈되는 서든스톱(sudden stop)의 확산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든스톱으로 인한 문제는 다시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라며 "약세장은 30% 하락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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