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코스피가 장중 5%대 넘게 급락하며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판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한 실망감과 유가하락에 이어 네 마녀의 날(quadruple witching day·선물·옵션 동시만기일)까지 동시에 겹치며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인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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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73.94포인트(3.87%) 하락한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900선을 간신히 방어했던 코스피는 1887.97로 개장한 이후 내림세를 그리다 장중 5.23% 하락하며 1808.56선까지 떨어졌다. 코스피가 1810선 밑으로 밀려난 것은 2015년 8월24일(1800.75)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날도 코스피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8966억원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4일을 제외하고 13거래일 연속 매도세다. 간밤에 WHO가 코로나19의 판데믹을 선언한데다 대국민 담화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여행제한 등에 집중한 내용을 발표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당초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유동성 공급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온 까닭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코스피 하락은 트럼프 감세안 의회 통과 불확실성과 WHO의 팬데믹 선언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트럼프의 긴급성명이 원론적인 수준으로 언급된 데 따른 실망 매물이 촉발된 결과로 보인다”며 “외국인 자금 이탈은 대규모 감세안 의회합의 여부, 양적완화와 같은 연준의 극적인 정책 대응이 현실화돼야 진정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다우지수 또한 2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한 상태다. 1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464.94포인트(5.86%) 급락한 2만3553.2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4.89%, 4.70% 하락했다.
이와 함께 선물 시장에서는 5% 이상 급락세가 1분간 지속되며 매도 사이트카(Side Car·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정지)도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코스피200선물(최근월물)이 전일종가 256.90포인트에서 243.90포인트로 13포인트(-5.06%) 하락한 후 1분간 지속됨에 따라 5분간 주식시장의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했다. 코스피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진 지난 2011년 10월4일 이후 8년5개월 만이다.
한편 증권사들의 코스피 지지선 전망은 1830~1740선으로 대폭 낮춰졌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 코스피 1800선 붕괴 가능성에 대해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단기 지수 밴드는 무의미하다”면서도 “코스피 1800레벨은 과거 국내 기업실적 70조원대를 반영한 지수 하단이라는 점에서 과매도 국면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한 만큼 단기 매매는 자제하는 것을 권고한다”며 “장기투자자들이라면 대형주 내 주도주 중심으로 분할 매수를 고려할 만하다”고 제언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는 1830 내외의 범위에서 저점이 형성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하락의 과정에서 극단적인 상황을 주가에 반영하는데 글로벌 경기 둔화, 코로나19 사태, 주요국 부양책의 실효성 여부 등에 따라 주식시장은 단기 저점 형성 이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예상 밴드로는 1800내외에서 2050선을 제시했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화되면서 증시 하락세는 불가피하다”며 “코스피의 1차 지지선은 1820선으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경우엔 2003년의 PBR 0.68배 수준인 1740선이 2차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5%대로 떨어진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의 모니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생중계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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