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영쇄신 등 회사의 미래를 위한 경쟁을 하기 보다는 상대방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면서 소액주주들의 선택만 제한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 전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한항공의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조원태 회장을 포함해 리베이트 사건에 관여한 임원들은 즉시 사퇴하고 한진칼의 새로운 이사 후보에서도 제외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조원태 회장(오른쪽)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과 무관하며 조현아(왼쪽) 주주연합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적극 반박했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이에 대해 반박하며 화살을 오히려 조 전 부사장에게 돌렸다. 대한항공은 "합의서에 언급된 리베이트 의혹 시기는 1996년부터 2000년 사이로, 조원태 회장은 2003년 한진그룹에 입사했으므로, 전혀 모르는 사안"이라고 강조하며 "반면 A330 도입 계약 시기에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재직 중이었고, 금액 송금 시기라고 언급된 2010년 이후에는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은 동일한 직급으로 재직했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공방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 회장은 이달 초 사내 게시판에 올린 대한항공 51주년 기념사를 통해 조 전 부사장을 비롯한 3자 연합군에 "이런저런 재료를 섞어 급조한 토양"이라고 비유하며 일침을 가했다. 이에 응수하듯 조 전 부사장은 그날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에 대한 입장을 내놓으며 "델타항공이 스스로의 이익과 평판을 지키고 앞날을 위한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미래를 위한 비전 등은 빠진 채 일방적인 네거티브로만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더불어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소액주주들은 마땅한 근거를 찾지 못한 채 양측이 주고받은 네거티브만으로 표를 행사할 처지에 놓였다.
손혁 계명대 교수는 "일반 소액주주들의 입장에선 네거티브 여론전이 보기 안 좋을 수 밖에 없다"며 "(네거티브 공방은) 소액주주가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킨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표심을 잃을 수 있고, 계속해서 네거티브 전략으로 나가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지분율 양상은 조원태 37.5%, 조현아 34.18%로 조 회장 측의 보유 지분이 3.32%포인트 앞서고 있다. 변수는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와 소액주주가 어느 쪽을 지지할지에 있다. 특히 캐스팅보트를 쥔 소액주주의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미지수다.
이에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은 각각 소액주주 의결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주말부터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장을 확보하기 위해 명부상 주소지로 직접 찾아가고 있다. 주주명과 보유 주식 수, 생년월일, 주소 등이 적힌 명부를 들고 집마다 찾아다니며 위임장에 동의해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앞서 3자 연합은 "한진칼을 비롯해 대한항공, 한진 등 주요 계열사가 회사의 인력, 자금력 등 자원을 조 회장 측을 위해 동원하거나 유용·사용하는 경우 배임 등 중대한 범죄행위가 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며 "만에 하나라도 그런 일이 발생하면 3자 연합은 주주로서 회계장부 열람권 등 모든 권리를 행사해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진그룹에 맞서는 3자 연합의 KCGI 측 또한 최근 '위임장 확보'를 위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고 의결권대리행사권유팀을 꾸린 상태다.
국민연금은 당초 위탁운용사에 위임하기로 한 한진칼에 대한 보유주식 의결권을 회수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추후 한진칼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의안 분석 등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에 따른 절차를 거쳐 주총안건에 대한 찬반 등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2.9%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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