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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연이은 실언…깊어지는 민주당 총선 고심
'코로나 정국' 위기 대응, 총선 민심 관리 촉각…"말 한마디가 코로나 대응 전선 구멍"
2020-02-26 15:41:39 2020-02-26 15:41:39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4·15총선이 5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기약없는 코로나19 확산세와 연이은 실언에 총선 승리가 절실한 집권여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소강 국면을 보였던 코로나19 사태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코로나 정국은 사실상 비상상황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선거운동은 사실상 중단됐으며 일각에선 총선 연기론 까지 제기하고 있다. 
 
총선 연기론의 경우 아직까진 현실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고 있지만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코로나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민주당은 지난 20일 코로나19 안정세라는 판단 하에 선거대책위원회까지 발족했지만 불과 며칠 만에 확진자가 늘면서 선대위 활동은 잠시 접어뒀다.
 
이와 함께 대면 선거운동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각 후보 선거 캠프에 보내 코로나19 대응을 강화했다. 코로나19 정국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야당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권 심판론'에 여론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계속된 실책은 총선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대구·경북 최대 봉쇄조치'는 이번 코로나 정국에서 가장 큰 파장을 일으켰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5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 브리핑에서 "대구·경북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통상의 차단 조치를 넘는 최대한의 봉쇄 조치를 시행해 확산을 조속히 차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중국 우한과 같이 지역 출입 자체를 막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비판이 일었다. 집권 여당의 이같은 발언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는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홍 대변인은 "단어 하나도 세심하게 살펴야 함에도 대구·경북의 주민들께 상처를 드리고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드리지 못했다. 이에 사과드리며 책임을 지고 수석대변인에서 물러난다. 질책을 달게 받겠다"며 자리를 내려났다.
 
그럼에도 코로나 정국에서의 집권 여당의 실책은 계속되고 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 타임지는 자유로운 언론 환경과 투명한 정보 공개, 민주적 책임 시스템을 한국의 확진자가 급증한 이유로 들었다"면서 "역설적으로 한국의 국가 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날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대구·경북 지역, 일명 TK지역은 보수진영의 텃밭으로 알려진 만큼 민주당 후보들에겐 실책 하나 하나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이기도 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TK를 기반으로 두고 있는 김부겸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발언 취지야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는 뜻이겠지만 그것을 접하는 대구·경북 시민들의 마음에는 또 하나의 비수가 꽂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같은 당내 상황과 관련해 "말 한마디 실수도 코로나19 대응 전선에 구멍을 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며 위기 관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앞선 임미리 교수 고발 사태 부터 민주당 지지율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내 총선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해찬(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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