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조기패소'에 불리해진 SK이노…트럼프에 쏠리는 시선
최종패소 가능성↑…미 정부 '거부권' 행사 여부 주목
입력 : 2020-02-16 13:31:45 수정 : 2020-02-16 13:31:45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에서 일단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SK이노베이션이 '조기패소' 판결을 받으며 최종 승자도 LG화학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시선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로 쏠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ITC 판결에 대해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ITC는 14일(현지시간) LG화학이 요청한 조기패소 판결을 승인하는 '예비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LG화학 전지사업 본부 핵심 인력 76명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영업비밀 침해가 발생했다고 LG화학이 주장하며 시작됐다. LG화학이 승소하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셀, 팩, 샘플 등을 미국으로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지난해 11월 LG화학은 ITC에 SK이노베이션이 직원들에게 관련 이메일을 지우게 하는 등 고의로 증거를 인멸했다며 조기패소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LG화학은 ITC 조기패소 판결 후 "SK이노베이션에 의한 악의적이고 광범위한 증거 훼손과 포렌식 명령 위반을 포함한 법정모독 행위 등에 대해 법적 제재를 내린 것"이라며 "추가적인 사실 심리나 증거조사를 하지 않고 LG화학의 주장을 인정해 '예비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로 소송 중인 가운데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ITC가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 사진은 각 사 사옥. 사진/뉴시스
 
ITC가 이러한 판결은 내린 것은 SK이노베이션이 조직적, 의도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는 LG화학의 주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거 인멸을 인정한 만큼 향후 최종결정도 LG화학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ITC 판결로 3월 초로 예정됐던 '변론' 등의 절차는 거치지 않으며 오는 10월 5일 이전에 발표할 '최종결정'만 남게 됐다.
 
LG화학으로 ITC의 의견이 기울자 시선은 트럼프 정부로 쏠리고 있다. 미 정부는 ITC 판결에 따른 조치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SK이노베이션이 최종 패소하더라도 미 정부가 수입 금지에 나서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 공장 건립 공사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월 1조9000억원을 들여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공장 건립을 시작했다. 이는 조지아주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 투자로, 이 공장으로 2000개 이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조지아주에 중·장기적으로 50억 달러(한화 약 5조8000억원)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 일자리 창출은 물론, 미국 배터리 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될만한 투자에 나서며 정부의 수입 금지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애플이 삼성전자 특허를 일부 침해했다며 ITC가 내린 애플 구형 스마트폰 수입 금지를 거부한 바 있다. 미국 경제에 미칠 타격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동안 역대 미 정부의 거부권 행사는 6건 정도로, 오바마의 거부권 행사도 25년 만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ITC가 조기패소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를 검토한 후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ITC로부터 공식 결정문을 받아야 구체적인 결정 이유를 알 수 있겠지만, 당사의 주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결정문 검토 후 향후 법적으로 정해진 이의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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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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