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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기생충 효과?…유통가 '콘텐츠' 연계 전략 확산
콘텐츠·커머스 결합 통해 시너지 창출…상품 차별화도 기회
2020-02-16 06:00:00 2020-02-16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유통가에서 방송사 콘텐츠와 결합한 '콘텐츠 커머스'가 확산되고 있다. 콘텐츠에 상품 특성을 자연스럽게 노출해 홍보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상품 차별화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KBS 예능프로그램 '편스토랑' 장면. 사진/뉴시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서 노출된 농심의 '짜파구리'가 인기를 끌면서 콘텐츠 협업 제품이 주목받는다. BGF리테일이 전개하는 편의점 'CU'는 KBS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신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CU는 방송에서 출연한 연예들이 편의점 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상품력을 인정받은 제품을 매장에 한정 출시한다. 최근 출시된 이영자의 '파래탕면' 등은 실제로 매출 상승으로도 이어지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달 25일 출시 이후 3주 연속 CU 컵라면 중 1위 제품으로 부상했고, 2월 기준 컵라면 매출을 전년 대비 15% 상승시켰다.
 
티커머스 업체 'SK스토아'는 업계 최초로 지상파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와 손을 잡고 상품을 선보였다. 드라마 주인공이 이끄는 야구팀의 마스코트 인형과 머그컵을 개발해 출시했다. 지난달 21일 선보인 인형은 5분 만에 초기준비 수량이 완판됐으며, 고객들의 요청으로 머그컵, 모자, 유니폼 등을 추가 판매키로 했다. SK스토아 관계자는 "추후에도 SBS의 콘텐츠와 연계한 미디어 커머스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vN 예능 프로그램에 노출된 '오덴세' 제품. 사진/CJ ENM
 
CJ ENM 오쇼핑부문은 자사 미디어 사업부의 콘텐츠를 활용해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사 미디어 채널 tvN의 예능 프로그램 '스페인하숙'에서 키친웨어 브랜드 '오덴세' 제품을 선보인 후 국내 한 포털 실시간 검색어 2위에 오르는 등 고객 유입 효과를 봤다.
 
이 같은 '콘텐츠 커머스'가 소비자로부터 주목을 받는 이유는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높아진 데다, 자연스럽게 콘텐츠 스토리에 상품 노출을 결합하면서 거부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가 완성된 뒤 협찬 형태로 상품을 노출하는 PPL(Product Placement)과 달리 초기 기획 단계부터 협의가 이뤄져 콘텐츠와의 시너지도 배가된다. 특히 영화 '기생충'에서 노출된 짜파구리 등이 해외 진출을 검토할 만큼, 동영상에 대한 파급력이 커지면서 앞으로도 콘텐츠 커머스 기획은 앞으로 크게 늘 것으로 관측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의도적인 PPL을 통해 상품을 홍보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상품을 녹아들게 하거나, 팬덤이 형성된 후 요청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의 접근이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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