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 개혁반발 기류…'타협안' or '지휘권 발동' 추미애 선택은?
'수사·기소 분리' 비판 제기…"제3자 검토 의미" vs "장관, 법 개정 강행 가능"
입력 : 2020-02-13 16:29:33 수정 : 2020-02-13 16:30:04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추미애 장관이 밝힌 '검찰 내 수사·기소 주체 분리' 검토 여진이 계속되자 법무부 수장의 다음 행보가 관심을 끈다. 추 장관은 검찰의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분권형 형사사법 절차'와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의 반발 기류가 이어지자 타협안과 지휘·감독권을 강행하는 방안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13일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1일 추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분권형 형사사법 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법무부는 "분권형 형사사법 절차는 일선 검사들도 필요성을 공감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대검찰청과 협의하고 외국 입법례도 참고하며 일선 검사들과 사회 각계 의견을 수렴해 시범적·단계적으로 제도를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법무부는 "추 장관의 당시 발언은 수사 검사로부터 기소권을 빼앗는 문제가 아니라 수사 결과물에 대한 '제3자의 리뷰'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었다"고 한발 물러서는 듯한 해명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내부에서 수사와 기소 판단의 주체를 달리하는 방향의 제도개선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법무부가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은 추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개혁에 대한 소신을 피력한 후 검찰을 포함해 법조계에서 반발 분위기가 고조돼서다. 먼저 검찰의 수사·기소 판단 주체를 달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의 사건에 대해 이중 결재구조를 갖게 되고 수사의 비효율성이 발생한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기껏 수사했더니 기소가 기각되면 일선 검사들의 수사 의욕을 꺾을 수 있다"면서 "정무적 판단에 따라 기소 여부가 결정, 정치적 중립성 시비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추 장관의 구상에 대해 검찰 내에서도 반발 기류가 포착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간담회 이튿날인 12일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분권형 형사사법 절차를 협의하자"며 회동을 제안했으나 윤 총장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김우석 전주지검 정읍지청장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추 장관이 전날 언급한 '구체적 사건의 지휘권은 검찰총장이 아니라 일선 검찰청의 검사장에게 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법무부 수장의 검찰개혁 방침에 역행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추 장관으로서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전격으로 분리하기보다 심의위원회 등 별도의 기구를 둬서 기소 여부를 통제하는 타협안을 거론한다. 반면 '추다르크'라고 불린 추 장관이 검찰에 지휘·감독권을 발동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행 검찰청법 8조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했다. 분권형 형사사법 절차 및 검찰개혁은 형사소송법 개정 등 검찰사무의 영역에 속하므로 장관이 지휘·감독을 통해 행정부의 방침을 관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추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청법에 따라 직접 권한 행사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바로 그렇게 말하기 어렵지만 검찰개혁의 목표가 잘 성취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 장관의 검찰 지휘·감독 권한에 대해 전재경 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개별 사건에 대해선 당연히 장관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으나 전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건 형사소송법 등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이고, 이런 사무는 법무부 장관이 지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권한도 행정권의 일부이므로 그 권한을 행사함에 있어 국가의 행정의사를 반영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설명이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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