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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 상주 공검지, 6000년 '자연습지' 규명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공검지 퇴적층 화석 돌말류 분석
2020-02-13 12:00:00 2020-02-13 12:00:00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1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북 상주 공검지(인공 저수지)가 6000년 전 자연적으로 생긴 습지라는 사실이 규명됐다. 
 
경북 상주 공검지 전경. 우리나라 대표 저수지 중 하나인 공검지는 지난 2011년 우리나라 논 습지 중 처음으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사진/뉴시스
 
13일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최대 6000년전부터 쌓인 상주 공검지 퇴적층의 화석 돌말류(미세조류)를 분석해 1400년전 인공저수지로 축조되기 전에 자연습지였다는 사실을 생물학적으로 검증했다고 밝혔다. 
 
상주 공검지는 전북 김제 벽골제와 제천 의림지와 함께 후삼국 시대 3대 저수지로, 지난 2011년 우리나라 논 습지 중 처음으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고대저수지다. 2009년 5월 공검지 복원공사를 통해 발굴된 옛 수문의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 축조시기는 약 1400년 전으로 추정된다. 
 
공검지 내부 시추 장면. 사진/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 4월 상주 공검지 일대 2곳에서 각각 9m와 8.5m 깊이로 땅을 파내고, 공검지 생성 시기에 관한 생물학적인 근거자료 마련을 위해 퇴적층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결과 공검지의 약 5~6m 깊이의 6000년 전 퇴적층에 화석 돌말류가 발견되면서 축조 이전(1400년 전)에는 공검지가 자연적으로 생긴 습지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퇴적층에 남겨진 화석 돌말류의 출현량과 출현종 특성 분석을 통해 공검지 생성 시기와 과거 수환경 변화를 규명한 것이다. 
 
저수지 축조 이후에는 4단계의 수위변화가 있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약 1.5~2m 깊이 150년여 전 퇴적층에서 각종 돌말류와 수생식물에 붙어사는 돌말류가 최대로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이 시기에 최대 수위를 보였다가 이후 육상화가 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기록 화석 돌말류. (1) 피눌라리아 엑시도비온타 (2) 피눌라리아 디스파 (3) 칼로네이스 슈마니아나 (4) 곰포네마 리퍼티 (5) 피눌라리아 플라티세팔라 (6) 코스미오네이스 하와이엔시스 (7) 셀라포라 람다 변종 니포니카 (8) 곰포네마 라티콜럼 (9) 심보플루라 오피칼라타 (10) 네이디움 크라스케이 (11) 칼로네이스 림모사 (12) 스타우로네이스 슈도쉬만스키. 자료/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아울러 연구진은 공검지 퇴적층에서 32종의 미기록 화석 돌말류를 발견했다. 가장 오래된 종은 '피눌라리아 엑시도비온타'로 공검지가 만들어졌을 당시 살았던 돌말류로 추정했다. 이 종은 지난 2003년 일본 도쿄 우소리호에서 처음 발견된 종으로 습지환경에 주로 서식하는 종이다.
 
정상철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미생물연구실장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상주박물관과 함께 상주 공검지의 옛 규모를 정확히 밝히기 위한 후속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벽골제, 수산제, 의림지(충북 제천) 등 역사적 가치가 높지만 아직 생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기원 전후로 추정되는 고대 저수지로 연구를 확대해 국가습지보호지역 보전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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