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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새보수당, '당대당 통합' 논의 공식 착수
하태경 "한국당 '3원칙 수용' 평가"…통합범위·공천지분·내부반발 '변수'
2020-01-13 15:48:49 2020-01-13 15:48:49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13일 공식적으로 보수통합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새보수당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통합 원칙으로 제시한 '6대 원칙'에 동의하면서다. 다만 양당의 통합에 대한 각 당 내부 이견이 여전해 '당대당 통합'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 최고위원회의가 합의한 내용은 새보수당의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한 것으로, 보수재건과 혁신통합으로의 한 걸음 진전이라고 평가한다"며 "한국당과 (보수통합을 위한) 양당 간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 한국당이 흔들리지 않고 보수 재건 3원칙을 포함한 6원칙을 지키는지 예의주시하면서 양당 간의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저희도 동의한 보수·중도 통합의 6대 기본원칙이 발표됐다. 이 원칙들에는 새보수당에서 요구한 내용도 반영돼 있다"며 "저는 이미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는 인식 아래 당 외부에 통합추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혁통위가 구성돼 통합의 중요한 계기가 마련된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혁통위가 지난 9일 내놓은 6대 원칙은 △대통합의 원칙은 혁신·통합 △시대 가치인 자유·공정 추구 △모든 반문(반문재인) 세력 대통합 △청년의 마음을 담을 통합 △탄핵 문제가 총선 승리의 장애물이 돼선 안 됨 △대통합 정신을 실천할 새 정당 결성 등이다.
 
새보수당은 그동안 황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해 명확하게 공개적으로 동의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야 통합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보수당이 요구해 온 3원칙은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제시한 △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보수로 나아갈 것 △헌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을 것 등이다. 이와 관련해 하 책임대표는 "보수재건 3원칙이 사실상 수용됐기에 이제 시작하겠다는 것"이라며 "황 대표가 흔들리지 않고 보수재건 3원칙에 기초해 혁신 통합의 길로 가겠다는 그런 의지를 좀 더 강력하게 표명해주고 국민을 안심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질적인 보수통합이 이뤄지기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향후 양당이 통합 범위와 공천 지분을 놓고 기싸움을 벌일 가능성도 높다. 하 책임대표는 통합 대상과 관련해 "우리의 통합대상은 한국당 하나 뿐"이라며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안철수 전 의원의 참여 여부도 변수다. 안 전 의원의 측근인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인적으로는 만약 안 전 의원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동의한다면 그분들과 논의를 안 할 이유는 없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통합에 대한 양당 내부의 반발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새보수당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진행 상황에 대해서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창당한 지 1주일이 갓 지났는데, 이런 협의를 진행할 수 있느냐. 구체적 표현 없는 말의 향연으로 일을 진행할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일부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는' 통합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이 때문에 황 대표와 한국당 지도부도 '3원칙', '6원칙' 등에 대해 우회적 방식을 통해 새보수당의 요구에 화답했다.
 
당장은 통합 논의를 한국당·새보수당 양자 대화로 끌고 갈 것인지, 혁통위를 중심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이견이 있다. 하 책임대표는 "혁통위의 성격과 역할이 분명하게 규정돼야 하고 그 내용이 새보수당과 합의되는 작업이 선행돼야 (회의에) 나가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저희가 생각하는 혁통위는 구속력이 없는, 우리가 참고할 만한 제안을 해주는 일종의 자문기구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열리기로 했던 혁통위 첫 회의는 14일 개최로 연기됐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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