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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듬)'의료용' 대마, 수급체계 '빨간불'
2020-01-13 09:54:11 2020-01-13 09:54:11
난치성 뇌전증약 에피디올릭스, 허용 1년여 만에 수급 경고등
재고 소진 임박 속 추가 대량구매 불가능한 상황
재고 소진 시 개별구매 신청…비용·대기시간 증가 불가피
희귀약센터 "구매 명목 사업비 필요"…기재부, 추가 예산 편성 난색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앵커]
 
정부가 48년만에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이 의료용 대마를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대량 구매한 물량이 1년만에 대부분 소진되면서. 수급체계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정기종 기잡니다.
 
[기자]
 
48년 만에 풀린 빗장에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이 구매 가능해진 의료용 대마가 공급 1년여 만에 수급 비상이 걸렸습니다.
 
CBD오일로 불리는 에피디올릭스.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발작 및 경련을 감소시키는데 사용되는 품목입니다. 그동안 국내 환자들의 구매가 불가능했지만, 지난해 법 개정에 따라 3월부터 구매가 가능해졌습니다. 마약성 의약품 종류에 속하는 만큼 공급과 관리는 식약처 산하 유관기관인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맡아왔습니다. 환자들에게 신청을 받아 구매한 뒤 관리감독하에 공급하는 역할입니다.
 
하지만 사업 1년여 만에 수급 차질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환자 대기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해 대량 구매한 물량 소진이 임박했기 때문입니다. 이르면 다음 달 재고 소진이 예고된 가운데 추가 대량 매입을 통해 다시 재고를 비축해야하지만 사업비 부족으로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재고 소진 시 환자들은 개별 신청을 통해 구매를 해야 하며, 이 경우 기존 일주일 정도였던 수령기간이 15주 내외로 대폭 연장됩니다. 개별수입 진행으로 인한 수입가 상승도 불가피합니다. 한 병에 160만원에 육박하는 약가에 한 번에 여러 병 구매하기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센터의 재고 소진 임박 및 변경사항 공지 이후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난치성 뇌전증 환아 가족이 현행 시스템 유지를 위한 예산확대를 호소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예산 편성 주무부처인 기재부도 난감하긴 마찬가집니다. 지난해 사업 시행을 위해 센터 전체 예산을 늘린데 다, 올해 역시 전년 대비 16%나 확대했기 때문입니다. 식약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재원 전용이나 정부 지원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탭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열린 의료용 대마 사용길에도 불구, 매끄럽지 못한 행정에 고통은 고스란히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부담되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정기종입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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