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충전기 관세 소송' 승소…2억7천 돌려받는다
세관 "배터리 충전기는 범용, 8% 관세율 부과"…삼성 "용도세율 적용으로 0%"
법원 "충전기 용도세율 적용 인정…세관장 재량 따른다면 조세법률주의 위반"
입력 : 2019-12-12 15:18:09 수정 : 2019-12-12 15:40:39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가 관세당국과의 휴대폰 충전기 관세 관련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관세당국은 삼성전자에게 잘못 부과된 관세 2억7600만원을 돌려줘야 한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수원고법 행정1부(재판장 이광만)는 최근 삼성전자가 수원·인천·구미세관장을 상대로 관세를 돌려 달라며 낸 소송에서 "관세경정거부처분을 취소하라"는 1심 판결을 인용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과 함께 판매되는 휴대폰 배터리 충전기를 수입하면서 관세·통계통합품목분류표상 '자동자료처리기계와 그 단위기기의 것 및 전기통신용 기기의 것(3010호)'으로 신고했다. 해당 품목은 세계무역기구협정 등에 의한 양허관세 규정상 관세율 0%가 적용된다.
 
하지만 관세당국은 삼성전자가 수입한 배터리 충전기는 품목분류표상 '기타(3090호)'에 해당해 관세율 8%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충전기는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됐지만, 별도 케이블을 사용하면 다른 휴대용 전자기기 배터리도 충전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삼성전자는 2017년 8월 당시 관세당국의 요청에 따라 2억7600만원을 더 납부했지만, 같은 해 10월 충전기는 3010호 적용이 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관세 경정청구를 했다. 3개 세관이 이를 거부하자 삼성전자는 조세심판원에 조세심판도 청구했고, 이마저도 기각되자 삼성전자는 법원에 소송을 하기에 이르렀다. 
 

법원이 삼성전자와 관세당국의 충전기 관세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전자 여행용 휴대폰 충전기 예시. 사진/삼성닷컴
 
법원의 판단은 관세당국과 달랐다. 1심을 담당한 수원지법 행정3부(재판장 이상훈)는 쟁점이 된 충전기는 용도세율이 적용되는 품목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용도세율은 동일한 물품이라도 관세법상 그 용도에 따라 세율이 다르게 정해질 수 있는데, 그중 낮은 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재판부는 "해당 충전기는 용도에 따라 세율을 다르게 정한 물품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3010호의 용도세율(관세율 0%)을 적용받을 수 있다"면서 "휴대폰용과 다른 전자기기용은 성질과 형태상 명백히 구분되지도 않아 이 경우 품목 자체 특성만으로 3090호와 3010호가 구분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2심은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리면서도 관세당국의 정책적 재량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인정하면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관세당국은 용도세율을 적용받으려면 세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삼성전자는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용도세율이 만약 세관장 승인에 따라 적용되는 것이라면 세관장 승인 여부에 따라 세율이 변경될 수 있다는 셈이므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법원이 삼성전자와 관세당국의 충전기 관세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은 수원고법 청사. 사진/수원고법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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