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확장 넘어 동행)①표류하는 상생 배달…'이해관계 딜레마'
플랫폼기업-업주간 상생발전 공감대…문제는 '이해충돌'
현행 '수수료 구조' 전환…'단거리 요금제' 찬반 엇갈려
"업종 및 사업 형태별 특성 반영, 전체 이익 관점서 접근해야"
2026-04-24 16:20:15 2026-04-24 16:20:15
(편집자 주) 배달플랫폼을 둘러싼 사회적 대화가 재개됐지만, 단체 간 입장차로 인해 협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수료 인하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이 반복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논의가 단순 요율 조정에 그칠 경우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배달플랫폼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수료가 아닌 구조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본지는 수수료 갈등을 넘어, 왜곡된 배달 생태계를 진단하고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가 제언을 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뉴스토마토 이혜현·차철우 기자] 최근 국회에서 출범한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는 정부와 플랫폼, 자영업자 단체가 참여했지만, 일부 단체가 빠지면서 반쪽 협의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플랫폼 업계에서 제안한 핵심 안건인 5%대 수수료 안과 2000원대 배달비를 골자로 한 단거리 요금제를 두고 업주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립니다. 배달플랫폼 갈등이 단순히 플랫폼과 업주 간 대립이 아니라, 업주 집단 내부에서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나뉘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를 비롯한 소상공인 단체들은 지난 20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구성한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별도의 회의를 열고 업주 부담 배달비, 거리 제한이 연동된 요금제에 대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배달플랫폼 업계와 소상공인 업주 간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결제수수료, 부가세를 포함한 총 수수료가 15%를 넘지 않도록 하는 수수료 상한제 같은 핵심 의제에서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해당사자 간 간극이 커 합의 도출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수수료 갈등의 본질…'요율' 아닌 '구조'
 
현재 논쟁의 중심에는 수수료 인하 문제가 놓여 있지만, 업계에서는 근본적인 문제로 왜곡된 시장 구조를 지목합니다. 배달 반경이 최대 4km까지 확장된 현재 구조에서는 동일 상권 내 과도한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이는 광고·노출 경쟁으로 이어지며 업주 비용 부담을 키우고,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전가되는 이중가격 구조를 고착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한 배달플랫폼 측은 단거리 요금제를 제시했습니다. 해당 안은 수수료를 5%대로 낮추고, 배달비를 2000원대로 책정하는 대신 배달 반경을 1~1.5km 수준으로 축소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상권 범위를 줄여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고, 업주와 소비자의 부담을 동시에 낮추겠다는 취지입니다.
 
또한 저매출 업주에 적용되는 저율 수수료 구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일부 업주들은 이를 두고 "비효율적인 과밀 경쟁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반면 플랫폼 업체들이 제시한 상생요금제가 영세 업체들의 배달비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 벗어난 기준으로 오히려 현행보다 후퇴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플랫폼 업계가 제시한 단거리 요금제 신설이 업주들에게 비용 부담 완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김준형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의장은 "단거리 요금제 자체가 업주들이 현실적으로 선택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배달 반경을 1km 수준으로 축소할 경우 기존 고객 기반이 약 1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사업 형태에 따라 의견 나뉘어…'포괄 중재안' 마련돼야 
 
다른 의견도 나옵니다. 일부 소상공인 업주들은 실질적으로 배달 서비스가 이뤄지는 범위가 1~1.5km 내외 수준으로 무조건 단거리 요금제가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사실관계와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매출 하위 구간일수록 더 낮은 수수료가 적용될 수 있어 단거리 요금제와 저율 수수료 확대안이 영세 업주 보호 효과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본부장은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자 하는 업주와 영세 소상공인 모두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업주가 상황에 따라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요금제 구간이 다양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차 본부장은 "홀 영업을 병행하는 업주들은 주문의 상당수가 단거리에서 발생하는 만큼 배달 반경을 줄이는 대신 중개 수수료를 5%대로 낮추고 업주 부담 배달비도 2000원대로 조정하는 신규 요금제가 그나마 실효성이 있다"며 "배달 반경 축소에 따른 서비스 품질 개선과 업체 간 경쟁 완화, 라이더 운행 거리 감소로 인한 사고 위험성 감소 등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홀 영업보다 배달 위주로 영업하는 업주들의 경우 배달 거리가 상대적으로 길다 보니 배달 반경 축소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업주들이 영위하는 사업 형태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만큼 획일적 기준으로 수수료나 거리 제한을 논하는 것은 협상을 고립시킬 뿐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배달 반경 축소와 수수료 인하를 대전제에 두고 업주들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중재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배달 시장 갈등이 반복되는 이유로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을 꼽습니다. 첫째, 개인 자영업자와 프랜차이즈 가맹점, 배달 전문점 등 업태에 따라 비용 구조와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플랫폼 의존 구조입니다. 이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에서 업주들은 협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셋째는 협의 구조의 불안정성입니다. 대표성 논란과 단체 간 갈등이 반복되면서 사회적 대화 자체가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구조는 시장 전반의 비효율을 키우고 있습니다. 과밀 경쟁 속에서 업주 수익성은 악화되고, 출혈 경쟁이 심화되며 폐업률도 높아지는 동시에 소비자 가격은 상승해 시장 전반의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배달플랫폼 기업이 제안한 상생안이 업주 단체에 의해 수용되고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일부 업주들의 주장에 매몰되기보다 소상공인 전체 이익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업종과 사업 형태별 특성을 반영해 수수료 인하와 배달 반경 축소를 검토하고, 수수료 체계를 다양화해 업주들의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뉴시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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