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에 '비황' 심재철…'황교안 독주' 제동
황 대표에 대한 견제·반발 표심 작용…'중진용퇴론' 등 쇄신 구상 '흔들'
입력 : 2019-12-09 15:49:48 수정 : 2019-12-09 15:49:48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내 비주류이자 비황(비황교안) 인사로 분류되는 심재철 의원이 압승을 거두면서 황교안 대표의 독주체제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당내에서는 황 대표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 결선투표에서 총 106표 가운데 52표를 얻어 당선됐다. 함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던 강석호·김선동 의원은 각각 27표를 얻는데 그쳤다. 앞서 4파전으로 치러진 1차투표에서도 심 의원은 39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강 의원과 김 의원은 각각 28표를 얻었고 유기준 의원은 10표를 얻어 4위를 기록했다. 심 의원과 함께 러닝메이트로 나선 김재원 의원은 정책위의장에 당선됐다.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심재철 의원(왼쪽)이 9일 오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 의원은 당내에서 비박(비박근혜)계이자, 비황으로 분류된다. 이런 상황에서 심 의원의 당선은 최근 당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는 황 대표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심 의원은 선거 직전 정견발표에서도 "이번 경선 과정에서 황심을 거론하며 표를 구하는 것은 당을 망치는 행동"이라며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여러 의원의 말씀을 황 대표에게 가감 없이 솔직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황 대표는 단식을 중단한 후 사무총장·전략기획부총장 등 주요 당직 인선에서 초·재선 의원들을 중용하면서 내년 총선을 겨냥한 친정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재신임의 건을 최고위원회 의결로 무산시키는 등 원내지도부 장악에도 나섰다. 당내에서는 나 전 원내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떠나 원내 사안에 원외 인사인 황 대표가 간섭한 것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한국당 내 관계자는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은 황 대표에 대한 반발 심리로 보여진다"며 "심 원내대표가 5선의 다선 의원이고, 다른 후보들에 비해서 황 대표 눈치를 덜 볼 수 있는 체급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더욱 견제에 들어갔다고 본다. 황 대표 입장에서도 심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후보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심재철 의원(왼쪽)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초 재선의 김선동 의원이 황 대표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당내 표몰이도 예상됐다. 하지만 주요 당직을 초·재선 의원들이 장악한 상황에서 원내지도부까지 재선 의원이 맡게 되는 데 대한 부담감이 이번 투표에서 영향을 미치면서 김 의원이 낙마했다.  
 
일각에선 김 의원에 대한 황 대표 측근들의 지원사격이 오히려 반황(반황교안) 표심을 자극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또다른 당내 관계자는 "황 대표가 황심을 똑바로 세울 만큼 정치적으로 노련하지 못했다"며 "여기저기 들쑤시면서 황심이라고 하는 것이 한군데로 모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 원내대표가 '나는 황심을 따르는 게 아니고 중립'이라고 밝힌 포지션이 아무래도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 됐고, 초·재선 의원들에게 휘둘리기 싫은 중진의원들의 선택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심 원대대표의 당선에는 김재원 의원이 러닝메이트였던 점이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평가된다. 당내 핵심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으로 꼽히는 김 의원이 현재 예결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의원들의 내년 지역구 예산안 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거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5선의 원내대표와 3선의 정책위의장 당선으로 당 지도부를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해 인적쇄신 의지를 보이려 했던 황 대표의 구상은 차질을 빚게 됐다. 심 원내대표는 "쇄신도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지, 쇄신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라며 "원내대표는 공천과 관련해 직접 권한은 없지만 선수로, 지역으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황 대표에게 직언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경선이 진행되는 동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황심'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된 이후 의원총회장을 찾아 "(심 원내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지려고 나온 자세가 귀하다. 그 결심과 충정에 모든 의원과 함께 박수 보내드린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투쟁력과 협상력을 모두 갖춘 훌륭한 분"이라고 밝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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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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