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서울의료원 '태움' 혁신안
책임자 처벌과 인력 충원 없어…김민기 의료원장 사의 표명
입력 : 2019-12-02 16:56:44 수정 : 2019-12-02 16:56:44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태움'이라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서지윤 서울의료원 간호사의 사망 사건 이후 약 일년 만에 혁신안이 발표됐지만, 책임자 처벌과 인력 충원 등 알맹이가 빠져 반쪽자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료원 혁신위원회는 2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 간호사 사망 관련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서 간호사에 대해서는 순직에 준하는 예우를 추진하고, 조직과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방안이 주요 골자다.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장유식 서울의료원 혁신위원장은 "혁신안을 실행하는데 36억5000만원 정도의 예산을 시에서 지원하기로 돼 있다"면서 "시와 의료원이 더욱 발전하고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혁신대책위원회는 인력 충원 대책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이미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온 60명 인력증원을 내년에 완료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력간호사로 구성된 30명 이내의 간호사 지원 전담팀과 평간호사 위주로 구성된 근무표 개선위원회를 신설한다. 간호부서 업무별 특성을 고려한 업무공간과 자리 재배치도 추진하고, 행정업무간호사 업무 지침도 마련한다.  
 
직장 내 괴롭힘 근절과 예방을 위한 '표준매뉴얼'을 개발하고, '감정노동보호위원회' 신설도 추진한다. 서울의료원 자체적으로 강력 적용하는 것은 물론 전체 시립병원에 전파·확산할 계획이다. 감정노동위원회는 갈등, 심리, 정신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전담 인력이 포진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한 접수와 처리, 상담, 조사와 구제, 재발 방지까지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처리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인사팀·노사협력팀 신설 등 조직개편을 실시해 인사·노무관리를 강화한다. 실 근로시간과 직종, 직무 등을 고려한 임금체계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도 추진한다. 직무분석을 통해 적정한 ‘임금체계 개편’이 이뤄지도록 컨설팅 용역도 시행하고, 노사 협의를 통해 출퇴근 시간 확인 시스템도 도입하여 워라밸을 적극 추진한다.
 
서울의료원의 브리핑 이후 진상조사위원회와 시민대책위원회는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혁신안에 서울의료원 인적쇄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면서 반발했다. 양한웅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서 간호사 사망 이후 서울의료원 관계자 중 책임지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서 간호사와 관계된 간호사들은 아직도 근무하고 있다"면서 "당장 관련자들을 전보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위 소속 강경화 한림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은 "혁신안에는 조직을 어떻게 정리하고 혁신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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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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