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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시행착오 '혁신', 이용자 판단에 맡겨야
2019-11-26 06:00:00 2019-11-26 06:00:00
"혁신이란 실제 지금, 현재의 시스템을 깨는 것이다. 현재 시스템 안에서 일어나는 것은 혁신이 아니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최근 열린 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밝힌 혁신의 정의다. 사회가 쌓아온 기존의 시스템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혁신이라는 설명이다.
 
혁신이란 단어가 더는 새롭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뿐 아니라 IT 대기업, 대형 유통사, 제조업 등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단어가 '혁신'이다. 이들 기업은 홍보 문구를 통해 "기존 OO의 틀을 벗어난 '혁신'"이라 말하며 이용자, 소비자에게 새로운 서비스·제품임을 강조한다.
 
혁신이란 단어가 일상 속으로 들어왔지만, 실제 사회에서 혁신 서비스가 상용화하기까진 그 과정이 험난하다. 일상 속 불편함을 찾아내고, 이를 서비스로 기획하기까지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등 전사 직원이 달려든다. 서비스를 출시해도 이용자가 체감할 때까지 홍보·마케팅, 서비스 수정·추가 등 시행착오 과정을 겪는다.
 
힘들게 서비스가 나와도 사회에 안착하기 위해선 기존 산업 종사자의 반발을 이겨내야 한다. 새로운 서비스가 일자리를 빼앗고 구산업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에 대한 해명이 이어진다. 혁신으로 포장된 유사 서비스 혹은 사기라는 비판 속에서 상생 방안을 찾아 제시해야만 한다. 여기에 법제화가 되지 않았거나, 무방비 규제로 인해 서비스가 표류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년 사이 공유 모빌리티, 블록체인 등 신산업이 기를 펴지 못한 이유다.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다. 새로 나온 서비스가 이용자가 일상 속에서 알지 못했던 가려움을 긁어주는 혁신 서비스가 될 수 있다. 혹은 사기라고 주장하는 구산업 종사자의 말이 정답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평가는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이용자의 몫이다. 공급자가 이를 억지로 끌어내리거나 밀어 올릴 수 없다.
 
혁신 서비스를 거창하게 느끼지 않을 사회적 포용성이 필요한 시기다. 서비스·제품의 근간이 될 신기술이 상용화하기까진 앞서 설명한 시행착오 과정을 겪어야 한다. 작은 기술이지만 이용자 일상을 편리하게 하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선택을 기다리고 그 결과를 인정할 사회적 인식이 마련돼야 한다.
 
김동현 중기IT부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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