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 나선 은행 신탁…숨통 트일까
WM·신탁 조직 통합 검토…당국에 공모·사모 기준정립 요구도
입력 : 2019-11-21 15:36:32 수정 : 2019-11-21 15:36:32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신탁부문 재정비에 돌입한다. 금융당국이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규제하면서 신탁 판매에도 제동이 걸리면서다. 은행권은 공모형 상품과 사모형 신탁상품 간 명확한 기준과 구분을 금융당국에 요구하는 한편 자산관리(WM)와 신탁 조직의 통합을 검토하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WM그룹과 연금신탁으로 나눠진 자산관리 조직을 자산관리그룹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은행 내 투자 상품을 취급하는 조직을 통합함으로써 수익률 등 고객자산관리 부문의 혁신을 도모하고 업무 전문성을 높인다는 목적이다. 우리은행은 또 상품과 마케팅 조직을 분리해 자산관리 상품의 리스크관리 기능도 제고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자산관리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위해 손님투자분석센터를 신설하고 투자상품 전문 인력을 육성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투자상품서비스(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 본부를 신탁본부와 통합해 독립조직으로 키우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PS본부는 금융상품의 설계부터 자금운용 지침, 투자전략 수립 등을 담당하기 때문에 신탁부문과 결합해 자산관리 수요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원금손실률 20~30% 이상인 사모펀드와 신탁 등 고난도 투자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제한하면서 조직 개편 필요성도 커진 상황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률 관리와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등을 위해서라도 통합조직을 통한 관리가 필요해진 까닭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너지 제고를 위해 (IPS조직 개편을) 검토하고 있던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변화에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신탁을 (사모와 공모로) 분리할 수 있다면 공모 신탁을 장려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는 당국이 공모형 주가연계증권(ELS)의 신탁편입 판매를 허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은행 WM담당 임원은 "사모펀드는 증권투자회사법상 49인 이하의 자금을 모아 운용하게 된다"며 "개인적으로는 (사모와 공모를 나누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술적인 부분이나 판매에서도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정부가 일부 은행의 불완전 판매 사태를 막기 위해 고난도 투자상품 판매 제한 방침을 들고 나오면서 도대체 어떤 게 판매 가능한 상품 군인지 혼란이 있는 것 같다"며 "명확한 기준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시중은행 다른 관계자는 "주가와 연계한 신탁상품(ELT)의 규모가 40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갑자기 신탁업 자체가 규제되면 은행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상품 투자를 원한) 소비자의 선택권까지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현재 신탁 관련 부서에서는 당국의 발표를 주시하면서 (사모와 공모 분리를 비롯한) 여러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호한 부분에 대해) 은행 실무진들이 금융당국에 입장을 전했고 조만간 은행연합회 주도로 TF를 통해 건의서를 제출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DLF투자 피해자들이 서울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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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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