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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증강현실, 몰입형 기술이 건설업 전반 변화 가져올 것"
김덕중 어반베이스 최고운영책임자 "공간, 단순 물리적 요소가 아닌 무한한 가능성 지닌 데이터"
일본과 미국서 3D 자동 모델링 기술 특허 출원 획득 쾌거
2019-11-18 14:24:36 2019-11-18 14:24:36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일반적으로 건설업은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건물을 짓고, 다리를 건설하는 데 고도화된 첨단 기술이 크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대형 건설사들도 기술 개발에 매출액의 1%도 채 투자하지 않는다. 그런데 새로운 바람이 건설업 밖에서 불고 있다. 스타트업이 새로운 기술을 통해 건설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어반베이스도 3D 공간데이터 중심으로 기술 개발을 하면서 새 바람을 일으키는 기업 중 하나다. 어반베이스는 3D 공간데이터를 통해 건설업 고질병인 설계와 시공 간 소통 부재를 해결하고 있다. 김덕중 어반베이스 최고운영책임자를 만나 관련 기술에 대해 들어봤다.
 
김덕중 어반베이스 최고운영책임자. 사진/뉴스토마토
 
어반베이스 주요 사업인 3D 공간데이터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3D 공간데이터는 3차원의 형태로 존재하는 실내 공간데이터를 의미한다. 실외 공간데이터를 활용한 네비게이션, 맵 서비스 등이 고도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실내 공간데이터는 수집 방법의 한계 때문에 여전히 이미지 같은 2D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실내공간을 3D로 보여주면 공간을 훨씬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게 된다. 우리는 2차원으로 존재하던 실내 공간데이터를 3차원으로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출발했다. 해당 기술을 이용해 3D 공간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고, 축적된 3D 공간데이터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몰입형 기술과 결합해 미래 라이프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3D 공간데이터 활용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나
 
현재 홈인테리어, 건축·건설 부동산, 공공분야 정도가 있다. 그러나 3D 공간데이터 활용 범위는 향후 더 많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싱가포르는 미래의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버추얼 싱가포르’라는 스마트시티 건설에 나서고 있다. 도시 전체를 그대로 복제해서 3D 모형으로 가상공간에 옮겨 놓는 것인데, 이러한 스마트시티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3D 공간데이터를 구축하는 일이다. 스마트시티 전체로 보면 3D 공간데이터는 아주 미미하지만 3D 공간데이터 없이는 스마트시티 설계가 불가능하다.
 
핵심 기술인 3D 자동 모델링 기술의 장점은
 
3D 자동 모델링 기술은 2D 도면을 단 몇 초안에 3D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도면상의 정보만을 바탕으로 대량의 실내공간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있도록 ‘자동화’하는 것이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이다. 국내와 일본, 미국에서 특허를 인정받은 부분도 이 자동화 부분이다. 기존 특허와 다른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전 특허는 벡터 값이 존재하는 CAD 파일을 자동으로 3D로 만들어주는 특허였다면 우리 기술은 jpg, bmp, png 등 벡터 값이 없는 이미지 파일을 입력 값으로 받아서 3D로 구현한다. 궁극적으로 해당 기술을 통해 우리가 확보하려고 하는 것은 실내 공간데이터다.
 
다른 국가의 특허 출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15년 PCT 출원을 통해 세계 각국에 출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2017년에는 IP5(세계 5대 특허청: 미국, 중국, 유럽, 일본, 한국)+홍콩에 직접 출원했다. 이후 올해 3월 일본 특허가 등록됐고, 10월 미국 특허 등록 결정이 됐다. 유럽의 경우 특허 등록까지 소요 시간이 국내 및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길어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동일한 내용의 특허가 일본과 미국에서 등록 결정이 나 있기 때문에 유럽도 특허 등록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 홍콩도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에 비해 심사 기간이 긴데, 유럽과 마찬가지로 등록까지 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건설업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나
 
건축가 혼자서 혹은 개별 기업이 건물을 만드는 시대는 점차 저물고 있다.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의 건물을 짓는 시대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야만 훨씬 더 큰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적인 공간을 내놓을 수 있다. 즉, 건설업계에서도 효과적인 협업 방식에 대한 이슈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등장할 것이다. 몰입형 기술을 이용하면 많은 사람들이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3D 데이터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한계들을 극복하고 건설 프로젝트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정확하게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인가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설계자와 시공자 간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생산 품질이 저하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설계단계에서 사용하는 2D 도면과 모형은 건축물의 구조, 성능, 주요자재 등에 대한 정보를 다각도로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공 단계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통 수단이 잘못되다 보니 설계자와 시공자는 의견을 효과적으로 조율하기 힘들고, 잘못된 소통을 바로잡느라 시공단계는 지체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증강현실을 통하면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3D 데이터를 현실감 있게 볼 수 있다.
 
현재 어반베이스의 수익 사업 모델은 어떻게 되나
 
주된 수익원은 3D 홈디자인 서비스다. 3D 홈디자인은 가상의 공간에서 인테리어를 해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서비스다. 자동 모델링 기술을 통해 확보한 아파트 3D 도면 데이터와 7000여개의 제품 데이터를 활용한다. 3D 홈디자인 서비스는 관련 기업의 매장 컨설팅 솔루션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판매 직원들은 고객이 거주하는 공간을 3D 데이터로 불러와 해당 공간에 어울리는 제품을 배치하면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우리는 매월 매장 당 라이선스 비용을 받고 있고, 현재 제휴사는 LG전자, 일룸, 데스커, 캠택 등 40여개에 달한다.
 
향후 투자 유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우리 특허는 2D 평면도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이다. 도면은 전 세계 공통 언어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건축·건설 환경을 기술에 적용시킨다면 해외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는 일본 특허를 바탕으로 일본에서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일본 대기업과 유의미한 계약을 체결한 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계약을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비즈니스가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해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향후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나 목적이 어떻게 되나
 
우리는 공간을 단순히 물리적인 요소가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데이터로 바라본다.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수많은 공간들이 데이터로 축적되고 기술과 만나면 상상 속에서만 꿈꾸던 공간을 만져보듯 즐길 수 있고,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할 수도 있다. 때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가상현실이 현실만큼 중요한 시대가 오고 있어 3D 공간을 베이스로 하는 비즈니스 생태계가 점점 커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 출발 선상에 항상 어반 베이스가 있었으면 한다.
 
3D 자동 모델링 기술 구현 이미지. 사진/어반베이스
 
3D 홈디자인 서비스 구현 이미지. 사진/어반베이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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