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선서 3명이 16명 살해?…나포부터 추방까지 꼬리무는 논란
입력 : 2019-11-08 22:07:52 수정 : 2019-11-08 22:13:19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북한 주민 2명을 7일 북한으로 추방하고 8일엔 이들이 타고 온 오징어잡이 어선을 북에 인계했다.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북한 주민들이 우리 군에 나포돼 추방된 사실이 공개되는 과정부터 북한 주민 2명의 흉악범죄 혐의 등에선 석연치 않은 의혹이 꼬리를 문다.

우선 7일 우리 군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이 추방당한 사실이 공개되는 과정이 논란이다. 최초 이 일이 알려진 건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예비역 육군 중장)의 문자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다.

김 1차장이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장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엔 '11월2일 삼척으로 내려온 북한 주민을 판문점을 통해 송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청와대가 북한 주민 2명의 나포 사실을 5일이 지나도록 비공개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생겼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사진/뉴시스

JSA 대대장이 북한 주민 2명을 송환한 사실을 김 차장에 보고한 것도 문제다. JSA 대대장이 보고체계를 건너 뛴 것이어서다.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북한 주민 송환 건에 관해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현재 국방부는 김 차장에게 북한 주민 2명 송환 사실을 문자메시지로 보고한 JSA 대대장을 대상으로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북한 주민 2명이 우리 군에 나포된 후 "'선상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살해에 관한 물증이 없다. 정부에 따르면 나포된 2명을 포함해 북한 선원 19명은 길이가 15m(17톤급)인 선박에서 오징어잡이를 했다. 그런데 선장의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한 3명이 선장을 포함한 16명을 살해했다는 설명이다.(동료를 죽인 3명 중 1명은 남한으로 넘어오기 전 북한 김책항에서 북한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길이가 겨우 15m에 불과한 작은 배에 19명이 어떻게 조업과 숙식을 병행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특히 3명이 16명의 동료를 살해할 땐 40분 간격으로 갑판 아래 취침 중이던 동료를 2명씩 깨워 갑판 위로 부른 뒤 망치 등으로 살해했다고 전해진다. 아무리 한참 취침 중이던 밤이고 소음이 많은 해상이었다고 해도 장시간 동료들이 살해되는 과정에서 아무도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점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추방된 북한 주민 2명이 타고 온 오징어잡이 선박이 8일 북한에 인계됐다. 사진/통일부

더구나 정부는 북한 주민 2명을 최초 나포한 후 송환까지 단 6일을 소요했다. 이 기간 나포한 2명이 행적을 일사천리로 조사하고 보고체계까지 건너뛰면서 송환결정을 내린 것도 미심쩍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는 북한 주민 2명을 송환 후 하루가 지난 8일 오후 이들이 타고온 선박을 북한에 인계했다. 하지만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선박에 대해 혈흔감식 등 정밀 조사를 하지 않고 북에 돌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증거 훼손을 우려해 정밀 감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요청으로 선박을 소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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