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어려운 금융언어 개선나서…"고객 눈높이 맞춘다"
‘기표→대출 지급’ 등 고객친화 표현 수정…“거래약관 등 법률용어 혼재해 확대 어려워”
입력 : 2019-11-05 14:01:05 수정 : 2019-11-05 14:01:05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은행들이 어려운 금융용어·잘못된 표현을 개선하며 고객 편의 증진에 나섰다. 고객언어가이드 수립·내부캠페인 진행·전문용어 수정 등 관습적 언어습관을 고치고 고객 친화를 위해 한 발짝 다가선다는 모습이다. 다만 배서·질권설정 등의 용어가 약관 등에 법률적으로 약속돼 있어 모든 영역에서의 개편은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고객 친화적 언어 사용을 위해 개선 정책수립 및 캠페인을 진행했거나 준비 중에 있다. 전문용어를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고치거나 잘못된 언어 사용을 고치는 등의 움직임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3일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금융용어를 사용하기 위해 KB글쓰기 원칙을 담은 ‘KB고객언어가이드’를 수립하고 자행 앱(App)인 KB스타뱅킹부터 적용을 시작했다. ‘고시’·‘통보’를 ‘안내’·‘알림’으로 대체하는 등 고객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문장 표현과 용어를 바꿨다. 
 
국립국어원과 금융언어를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개선된 용어를 자동으로 변환 및 관리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며, 점진적으로 다양한 비대면 채널의 문장 표현까지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주기적으로 CS응대방안 개선을 위해 내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 7월에도 금융 언어를 개선에 나섰다. 가령 ‘기장을 쓴다’라는 표현을 ‘통장을 정리한다’로 안내케 하고, ‘기표됐다’를 ‘대출이 지급됐다’로 안내하는 등이다. 
 
하나은행은 지주차원에서 3년 전부터 ‘고객’이라는 단어 대신 ‘손님’으로 정리해 사용 중이다. 국립국어원은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고객’이라는 호칭 대신 순 우리말인 ‘손님’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이달 내 은행용어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국민은행 유튜브 썸네일 갈무리
 
어려운 금융언어에 고객들은 은행 거래를 할 때마다 은행을 믿고 통상 직원이 안내하는 곳에 고민 없이 사인하기 마련이다. 문제 발생 시에는 책임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넘어온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2년 금융거래 표준약관 132개를 대상으로 용어를 알기 쉽게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키도 했다. 어려운 한자어나 오해하기 쉬운 용어, 전문용어 등 114개를 정비한 바 있다.
 
하지만 업권 내외부에서는 금융약관, 상품설명서, 공시자료 등 그 이상의 확장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예컨대 은행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거래 약관은 공통된 양식에서 개별 은행들이 구체화한다. 이에 잦은 용어 개정은 반대로 여러 은행을 사용하는 고객 입장에선 불편이 될 수 있다. 은행들의 금융언어 개선 움직임이 자행 내부에서 사용하는 관행적 언어 사용을 고치는 데 그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은행과 고객이라는 거래자들은 은행 용어를 통해 법률적 약속이 진행된다. 이해 확대를 위해 접근했다간 거래 당사자가 혼란을 겪기 쉽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쓰는 어려운 단어들이 법률용어들이라 함부로 바꾸기 어렵다”며 “보통 은행연합회에서 약관·규정처럼 공통적으로 내려오는 것을 사용하기에 기존 소비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각 은행별 수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이 어려운 금융용어?잘못된 표현을 개선하며 고객 편의 증진에 나섰다. 한 시중은행 본점영업부에서 한 청년이 주택청약저축 가입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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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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