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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일자리 늘리는데 역대 최대 예산 지출"
(인터뷰)김학용 국회 환노위원장…"여당도 정부견제 역할 해야"
2019-11-03 19:00:00 2019-11-03 19: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마중물'이라고 말했는데, 마중물이라는 건 그야말로 펌프질을 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붓는 한 바가지의 물이다. 지금은 수돗물처럼 돈을 퍼붓고 있다. 이것은 누가 봐도 '포퓰리즘'이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사진)은 3일 <뉴스토마토>와 만나 문재인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513조5000억원의 예산을 포퓰리즘으로 규정,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한나라당 원내부대표(2010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새누리당 간사(2012년), 새누리당 창조경제일자리창출특별위원회 위원장(2013년) 등을 지낸 바 있다.
 
김 의원은 예산 이야기를 꺼내면서 민생경제의 어려움부터 강조했다. 그는 "국민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도 경제성장률이 낮은 적이 있었지만 그땐 오일쇼크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었고, 지금처럼 큰 경제위기가 없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2%를 달성하지 못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지역구인 경기도 안성시나 서울의 유명 거리에 나가보면 공실로 된 상점들이 너무 많이 넘쳐나고 기업인을 만나면 경제가 어렵다는 하소연뿐"이라고 했다.
 
그는 또 "정부는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역대 최대 지출계획을 담은 슈펴예산을 국회에 상정했는데, 이건 정말 적재적소에 쓰여야만 겨우 정책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단기 일자리를 늘려 일자리통계 등 경기지표를 올리려는 의도로 예산을 활용하려고 하는데, 이건 전형인적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심의가 진행 중이다. 특히 한국당은 '2020년도 예산안 100대 문제사업'을 정하고 문화재 보호관리 정책, 숲 가꾸기 등 단기 일자리 사업에 관련된 예산을 삭감하자고 요구한다.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소 5조원 규모의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0월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학용 위원장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의원은 야당이 정부의 재정운용계획에 어깃장을 놓는 게 아니라 재정건전성을 도외시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제가 여당 예결위 간사를 할 땐 공무원들이 재정건정성 확보에 목숨을 걸고 헌신적으로 일했다"면서 "문재인정부에선 공무원들이 대통령 입맛에 맞게 예산을 짜고 집행하는 모습만 보인다"라고 했다.
 
그는 정부의 예산안을 두둔하기만 하는 여당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저는 과거에 여당일 때 제 소신에 비춰 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 국회선진화법 제정 등에 반대했다. 현 정부에선 여당 의원 중 국회의원 역할에 충실한 의원이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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