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너를 닫을 때 나는 삶을 연다' 외
입력 : 2019-09-06 06:00:00 수정 : 2019-09-06 06: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표제작은 1인 출판사를 운영하다 접어야 하는 ‘나’의 모욕감과 상실감에 관한 이야기다. 세속적 가치를 중시하는 아내와 장인에 반감을 가지면서도 그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나의 자괴감을 표현하고 있다. 표제작 외 다른 단편들 역시 내면을 거세게 흔드는 감정의 이야기다. 상처를 골똘하게 바라보고 때때로 우리의 흉한 일면, 삶의 부산물처럼 딸려오는 버거운 감정을 되살려 낸다. 감정적 상처를 마주봄으로써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긍정의 메시지들이다.
 
 
오직 한 사람의 차지
김금희 지음|문학동네 펴냄
 
타지마할의 돔은 불에 구운 생석회, 곱게 간 조개껍데기, 설탕, 달걀흰자 등을 섞은 재료로 이어 붙여 만들어졌다. 인더스 문명권 가마에서 구운 벽돌은 오늘날 사용되는 것과 성분 비율이 이미 같았으며 만리장성 축조에는 끈적거리는 쌀이 사용됐다. 이처럼 저자는 고대 로마부터 중세 건축, 근현대 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건물 속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파헤쳐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건축 재료에 담긴 스토리를 중심으로 구조물들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해준다.
 
 
빌트, 우리가 지어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로마 아그라왈 지음|윤신영·우아영 옮김|어크로스 펴냄
 
소설 속 주인공 엘리너 올리펀트는 세상과 벽을 쌓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 겪은 비극으로 얼굴과 심장에 흉터를 지니고 있고, 점차 직장 동료와 어울리지 않게 됐다. 친구라고는 어릴 적부터 키운 식물 폴리가 전부.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걷다 쓰러진 노인 새미를 도와준 일을 계기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을 시작하게 된다. 주변인과의 다정한 손길, 포근한 포옹으로 알게 되는 새 삶, 그리고 용기. 우울과 외로움에 아파하는 이들을 위한 치유서다.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게일 허니먼 지음|문학동네 펴냄
 
세계적 베스트셀러 ‘생각의 지도’를 펴낸 저자들은 ‘성격보다 상황이 인간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보수적 부모와 진보적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의 행동 방식을 비교하고, 왜 아시아계 학생이 흑인 학생보다 수학 성적이 높은지 분석했다. 사회심리학의 태동부터 성격심리학과의 논쟁, 행동경제학에 관한 부분까지 아우르며 책은 상황이 인간의 인식과 판단, 행동 변화의 결정적 요인임을 밝혀낸다.
 
 
사람일까 상황일까
리처드 니스벳·리 로스 지음|김호 옮김|심심 펴냄
 
“시는 모름지기 모두가 함께 나누는 빵 같은 것이어야 한다. 최고의 시인은 일용할 빵을 건네는 사람이다.” 칠레의 국민 시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네루다에게 시는 민중과의 ‘소통 통로’였다. 그는 ‘시인은 낯선 이들과 섞여 살아야 한다’ 했으며 ‘길거리, 해변, 낙엽에서 시를 읊을 수 있어야 한다’ 했다. 책은 지역 일간지에 연재된 시들로, 네루다의 민중주의를 고스란히 담은 작품들이다. 공기부터 포도주까지,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로부터 쓴 시다.
 
 
너를 닫을 때 나는 삶을 연다
파블로 네루다 지음|김현균 옮김|민음사 펴냄
 
공선옥은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과 가난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뤄온 작가다. 여성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모성을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표현해오기도 했다. 12년 만에 낸 이번 신작은 2010~2019년 발표한 작품 8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옛 가족이 해체되며 느끼는 불안과 폭력의 시대가 여성에게 남긴 상처, 나이 드는 고독을 그 특유의 활달한 서사로 풀어냈다. 우리 시대의 모순과 야만의 상처를 글로 새긴 28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은주의 영화
공선옥 지음|창비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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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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