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고용노동부가 부모의 노동조건으로 인해 생겨난 '선천적 태아질환'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법안을 신속히 추진키로 했다.
민주당 이용득·제윤경 의원 주최로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모의 노동조건으로 인한 선천적 태아질환 산업재해인정 법제화 토론회'에서 학계와 노동계 전문가들은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개정해 선천적인 태아의 건강손상을 구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행 산재보험법에선 부모의 업무에서 기인한 태아의 건강손상 문제를 보호할 방안이 없다. 이 의원은 "여성의 사회적 경제활동 참여율은 1980년대 42.8%에서 지난해 52.9%로 꾸준히 늘었지만, 동시에 여성은 유해한 노동환경에 더 많이 노출됐다"면서 "부모가 유해한 노동환경에 노출돼 자녀가 선천적 질환을 갖고 태어나도 산재보험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제윤경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모의 노동조건으로 인한 선천적 태아질환 산업재해인정 법제화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선천성 태아질환의 심각성과 현행법의 미비점이 확인된 건 2009년 제주의료원 사태에서다. 당시 이곳에서 근무하던 간호사들 중 15명이 임신했으나 6명만이 무사히 출산했다. 나머지 5명은 유산했고, 4명은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를 출산했다. 제주의료원 간호사들은 2012년부터 제주지사에 요양급여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대응에 나섰고, 현재는 대법원까지 올라간 상태다.
그럼에도 그간 정부의 대응과 국회의 입법조치는 미흡했다. 이 의원이 지난 3월 부모의 노동환경에서 기인한 선천적 태아질환을 보상하는 내용의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조현주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헌법에선 여성의 근로는 특별히 보호를 받고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됐다"면서 "더는 미루지 말고 조속히 입법을 추진해 정부와 국회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주평식 고용노동부 산재보상정책과장은 "문제의 쟁점은 장애를 가진 자녀에게 산재보험 급여 청구권이 있는지 여부"라며 "산재보험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우선 추진하고 관계부처와 단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하위법령 개정 등 후속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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