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평화경제' 역설…"책임있는 경제강국 길 걸을 것"
15년 만에 독립기념관서 경축식…'새로운 한반도' 위한 3대 목표 제시
입력 : 2019-08-15 16:05:07 수정 : 2019-08-15 17:01:56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15일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의 핵심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건국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오히려 한국경제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고, 남북이 협력하는 '평화경제'로 분단체제를 극복해 일본을 뛰어넘는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축사 핵심 키워드인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김기림 시인이 해방 직후 지은 '새나라 송' 중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나라의 심장에 철선을 뽑고 철근을 늘리고 철판을 펴자. 시멘트와 철과 희망 위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세워가자"라는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외세의 침략과 지배에서 벗어난 신생독립국가가 가져야 할 당연한 꿈"이라며 "74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세계 6대 제조강국, 세계 6대 수출강국의 당당한 경제력을 갖추게 됐다.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었고, 김구 선생이 소원했던 문화국가의 꿈도 이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면서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도 우리가 분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해방 직후 남북 분단으로 한민족의 '성장판'이 일정 부분 훼손됐고, 일본에게 경제적으로 일정부분 종속돼 '완전한 독립'을 이루진 못했다는 일종의 문제의식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있는 경제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이고, 일본을 동아시아 협력의 질서로 이끄는 길"이라면서 경축사의 상당부분을 '평화경제' 당위성 설명에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의 역량을 합친다면 각자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8000만 단일 시장을 만들 수 있다"면서 한반도가 통일된다면 세계 경제 6위권이 가능하고, 2050년경 국민소득 7~8만불 시대가 가능하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또한 △남북 교통·철도 연결로 인한 대륙과 해양 진출 가능성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국방비 등 분단비용 감소 등을 언급했고, 자본주의 정책을 수용하고 있는 북한의 현재 상황 등도 소개했다. 
 
이는 남북이 일종의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인구 8000만명을 기반으로 하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한다면 1억3000만 인구의 일본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설명으로 보인다. 여기에 남북 철도가 연결되고, 문재인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신북방 정책과 연계된다면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가 될 수 있다. 즉 '평화경제'는 막연한 구호나 대북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체가 있는 경제정책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를 통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며 "우리의 역량을 더 이상 분단에 소모할 수 없다. 평화경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새로운 한반도'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한편 이날 광복절 경축식은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엄수됐다. 정부 경축식이 독립기념관에서 개최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4년 이후 15년 만으로, 1919년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의 의미를 기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행사장에는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의 의미를 담은 '100년의 소원 태극기'와 광복군의 광복 염원을 담은 '광복군 서명 태극기' 등이 걸렸다.
 
행사 주제는 '우리가 되찾은 빛, 함께 밝혀 갈 길'로 선열들의 독립 염원의 뜻을 이어받아 '진정한 광복의 길'을 열겠다는 결기를 담고 있다. 글씨체는 백범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에서 필체를 모아 만든 것이다.
 
경축식에는 독립유공자, 각계각층 국민, 사회단체 대표, 주한외교단 등 18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양복이 아닌 백색 두루마기 옷을 착용했다. 여야 5당의 대표와 원내대표 등도 참석했지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별도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경축식을 마치고 '항일의 섬'으로 알려진 전남 완도군 소안도에서 온 학생 등과 독립기념관 내 전시관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1918년 만주·연해주 독립운동가 39명이 이름을 넣어 만든 '무오독립선언서', 1919년 일본에서 조선인 유학생들이 낭독한 2·8 독립선언서,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 원본 등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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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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