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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콘텐츠의 반격, 릴 나스 엑스 빌보드 새 역사
'틱톡' 유행 타고 음악을 콘텐츠화…빌보드 싱글 차트 최장기간 1위
2019-07-30 11:48:55 2019-07-30 11:51:04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미국 신예 래퍼 릴 나스 엑스(20·Lil Nas X)가 빌보드 새 역사를 썼다.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7주 연속 1위를 기록, 이 차트 역대 최장기간 정상에 오른 뮤지션이 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와 미국 음악잡지 빌보드 등 주요 외신은 릴 나스 엑스의 컨트리 랩송 '올드 타운 로드(Old Town Road)'가 팝 역사에 새 기록을 썼다고 전했다. 엑스 이전에는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맨의 '원 스위트 데이(One Sweet Day)',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Despacito)'가 16주 연속 이 차트 1위를 달성한 적이 있다.
 
1999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태어난 엑스는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와 함께 자란 Z세대(Generation Z)다. 1~2분대의 짧은 곡들을 트위터와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리는 파격적인 제작, 유통 방식을 취하면서 유명해졌다. 
 
특히 '올드 타운 로드'의 경우는 짧고 흥미로운 영상 콘텐츠와 결합해 전 세계로 뻗어나간 사례다. 1분53초 남짓한 원곡은 지난해 12월 발표 후 10~20대 젊은 세대들이 주로 쓰는 '틱톡(TikTok)'에서 거대 유행을 촉발시켰다. 컨트리풍의 이 노래는 카우보이 흉내를 내는 듯한 15초 짜리 패러디 영상과 맞물려 돌풍이 됐다. 
 
빌보드는 "2분도 안되는 짧은 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건 1965년 이후 처음"이라며 "올해 2월부터 틱톡에서 시작된 열풍이 새 역사를 썼다"고 전했다. 바네사 파파스 틱톡 미국 제너럴 매니저는 이 잡지에 "올드 타운 로드가 수백만의 새로운 콘텐츠 생산, 수십억개의 뷰를 창조해낸 것이 무척이나 놀랍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뮤지션들도 가세하며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릴 나스 엑스는 빌리 레이 사이러스, 빌리 아일리시, 디플로, 영 서그 등 팝스타들과 협업을 이어가며 ‘올드 타운 로드’의 다양한 버전을 만들었다. 최근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 RM이 릴 나스 엑스와 협업한 ‘서울 타운 로드’라는 싱글 버전을 내놓았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2분도 안되는 이 곡이 짧은 시간 안에 승부를 봐야하는 시대를 선언적으로 말해주는 것 같다"며 "음악과 콘텐츠라는 용어는 구분해서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틱톡이라는 '앱용 콘텐츠'도 음악시장에서 흥행되고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것 같다. 전통적인 음악산업의 힘이 점차 약해질 것이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릴 나스 엑스. 사진/소니뮤직코리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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