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가락시장 현대화 시설인 가락몰 3층에는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설립한 농식품 분야 특화 창업보육센터인 '서울먹거리창업센터'가 있다. 약 500평 정도 규모의 공간에는 40~50개사가 입주가능한 개방형·개별 사무공간, 오픈키친, 제품개발실, 회의실이 있다. 입주기업에 공간지원뿐 아니라, 전문가 멘토링, 투자연계, 네트워킹, 홍보마케팅까지 함께 이뤄진다. 올해 7월 기준 누적 보육 스타트업은 총 89개사로, 누적매출 315억원, 고용창출 146명, 투자유치 49억원의 성과를 냈다.
이봉학 반달소프트 대표, 박영민 록야 대표, 장정훈 마스터마인딩그룹이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먹거리창업센터 회의실에서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종자개발에서 재배, 유통과 가공까지 감자사업의 수직계열화 프로세스를 구축한 록야(ROKYA)는 센터 졸업생으로, 현재 연 매출 25억원의 성과를 내고 있다. 박영민 록야 대표는 "설립 초기부터 벨류체인 전체를 가져가는 것이 목적으로, 현재는 스마트팜 벨리 구축을 통해 종자와 생산성까지 주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수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블역세권 장소의 무상 제공, 멘토링 제도, 박람회를 통한 투자 연계 등을 창업센터의 장점으로 꼽았다.
반달소프트는 식용곤충자동사육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으로, 최근 베트남 최대 규모의 식용곤충 사육 및 가공 업체인 Cricket One과 식용곤충 스마트팜 시스템 개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봉학 반달소프트 대표는 "국내 곤충 시장 규모가 작고, IT 기술을 접목해서 하는 데가 많지 않아 그중에서 선두로 나가고 있다고 본다"면서 "핵심 멤버 중에 자동화 분야 엔지니어가 있어 기술력으로 자부할 수 있고, 해외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투명한 얼음을 만드는 틀과 함께 간편식 평양냉면을 판매하는 기업도 있다. 유리구슬 같은 투명도와 함께 단단하고 빨리 녹지 않는 얼음을 만들기 위해 3년 동안 개발을 거쳐 현재 특허를 낸 상태다. 국내에서 증가하고 있는 평양냉면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만든 '한반도 평양냉면'은 지난해 1억2000만원 규모의 크라우드 펀딩에도 성공했다. 마스터마인딩그룹의 장정훈 대표는 "옆에 입주한 '비욘드 푸드'에게 제품개발·유통사 찾기·마케팅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오픈키친도 있어 제품개발할 때 편리하다"고 말했다.
'먹거리'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센터 입주기업은 네트워킹 과정에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이봉학 대표는 "옆에 입주한 회사 대표는 곤충 협회에서 굉장히 오래 계셨던 분이라 받을 수 있는 정보가 상당히 많았다"면서 "긴 시간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곤충사업을 할 때 어떤 것을 조심해야 하고, 어디를 통해 거래해야 할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후에는 식품 원료를 협업해 제품을 만들고 상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록야와 반달소프트처럼 다양한 ICT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먹거리센터는 올해 입주한 기업과 다른 중견기업·대기업의 매칭을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동균 센터장은 "입주기업들에게 초기 단계에서부터 소비자의 생각과 관심이 어떤지 느끼게 해줘야 한다"면서 "테스트베드를 내년 사업 기획으로 잡아 소비자와 직접 만나 본인의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성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콘텐츠와 함께 이런 부분들이 연계돼야 경쟁력 있게 시장에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먹거리센터 내부에 있는 오픈형 키친의 모습.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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