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신약개발, 최고도 좋지만 손잡는 것도 방법"
대웅제약과 M&A, 성공 사례로 꼽혀…안구건조증·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 보유
"매출서 기술료 비중 2025년 50%까지 높일 것"
입력 : 2019-07-18 15:22:11 수정 : 2019-07-18 15:22:11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제약바이오사업은 신약 개발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 특성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수식어가 줄곧 따라 붙는다. 하지만 그 이면엔 오랜 개발기간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별다른 매출이 없는 바이오벤처에게 신약 개발은 그야말로 사활을 거는 프로젝트다. 이미 갖춰진 매출 품목의 수익을 투자에 재분배하는 구조가 아닌 별도 매출 없이 신약 개발 성공만을 바라보고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경우가 부지기수기 때문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런 상황에서도 드물게 연간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과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춘 동시에 유력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로 주목받는 바이오벤처다. 지난 2015년 대웅제약과의 M&A로 재무구조를 개선한 동시에 2017년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신약 ‘HL161'의 기술수출로 본격적인 성과가 두드러진다. 하반기에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의 임상 3상 결과 도출을 기다리고 있고, 현재 현금성 자산만 900억원에 이른다.
 
<뉴스토마토>1992년 대형제약사인 대웅제약 입사부터 현재의 바이오벤처 한올바이오파마 대표까지 제약바이오 업계 다양한 사업모델의 주도적 역할을 해온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에게 국내 바이오벤처의 현주소와 방향성을 물었다.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가 인터뷰를 진행 중인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대웅제약과 M&A 이후 양사의 시너지가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
 
두 회사가 영업적인 부분에서 충돌할 필요가 없는 만큼 한올이 더 잘하는 곳은 한올이 대웅이 더 잘하는 곳은 대웅이 영업하는 방식이다. 서로의 제품을 팔아주고 수수료를 나누는 구조다. 상대적으로 영업 인력이 적은 한올 입장에선 수익성 높은 품목 중심의 질적 매출을 꾀할 수 있다. 생산에 있어서도 그동안 다품목 소량생산을 해오던 한올공장이 대웅과 위·수탁생산을 통해 주사제나 수액제 등 특화된 공장으로 전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R&D 측면에서도 합성신약과 줄기세포에 강점이 있는 대웅과 바이오신약에 집중하는 한올의 시너지가 원활히 발휘되는 중이다.
 
다른 바이오테크들과 비교해 한올이 갖는 강점은
 
15년 동안 대웅제약에서 근무하면서 신약 개발을 위한 방법론에 고민이 많았다. 2000년대 초반 바이오벤처들은 의욕에 비해 자신의 기술을 시장에 필요한 제품으로 개발해나가는데 역량이 부족했다. 한올은 제약사의 역량과 바이오벤처의 유연함을 접목하는 방향성을 추구한다. 자기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신약 개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술이 돈이 되는 게 아니라 시장에 필요한 기술이 돈이 된다고 본다. HL036의 경우만 봐도 지난 2002년 레스타시스 이후 이렇다할 치료제가 없었고, 최근 노바티스가 자이드라를 6조원에 인수할만큼 안구건조증 시장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시장 수요에 맞춰 해당 영역에 대한 개발을 결정한 뒤 여기(임상 3)까지 왔다.
 
올해 한올바이오파마의 가장 큰 목표를 꼽는다면
 
지난해 전체 매출(918억원) 가운데 기술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5%를 조금 넘었다. 올해는 10% 이상을 보고 있다. 상반기 중 목표 달성이 충분해 보이는 만큼 2025년 정도엔 기술료 비중을 5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한올이 라이선스한 신약이 글로벌 10대까지는 아니더라도 50대 제품까지는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정부 바이오 육성기조에 다양한 R&D 예산지원책이 존재한다. 해당 지원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자면
 
정부가 분위기를 조성하는 건 도움이 많이 된다. 한올 역시 현재의 주요 파이프라인 2개 개발 초기연구단계서 정부 연구비가 활용됐다. 바이오테크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가운데서 가시적 초기 성과가 없는 도전 수준의 발굴단계는 일정 부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임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단계부터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 정부 보조금에는 한계도 있고, 바이오테크들을 위한 벤처캐피털도 존재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도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 업계 임상 목표치 미달이나 기술수출 권리반환 이슈가 잦았다. 업계 관계자로서 이에 대한 견해는
 
현재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해외 임상 3상에서 허가 발매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해결하는데 현실적인 제약이 많이 따른다. 한올을 기준으로 보면 임상 2상정도까지 완료하고 기술수출을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본다. 물론 독자적으로 최종 개발까지 끌고가게 되면 더 많은 이익이 창출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면 신약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고가 되는 것도 방법이지만, 최고와 손을 잡는 것도 좋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투자자 측면에선 좀 더 안목을 높여나가야 된다. 임상 1상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이 허가돼서 매출에 이르기까지 확률을 살펴보고 리스크도 있다고 보고 판단해야 한다. 최근에는 그렇지 않은 경향이 좀 있다. 구체적으로 파이프라인의 내용을 살펴보고 얼만큼의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이 필요하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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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기종

궁금한게 많아, 알리고픈 것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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