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휴가철 불구 일본 대응 위한 비상경영 체제 유지
이재용·최태원, 대응책 마련 ‘비상’…매일 현안 보고 받으며 수시로 회의 개최
입력 : 2019-07-15 17:43:27 수정 : 2019-07-15 17:43:27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었지만 주요 그룹 총수들은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이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본격화하며 주요 그룹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한 탓이다. 총수들은 오히려 평소보다 더 분주한 시간을 보내며 경영상황을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총수들은 올여름 휴가철에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책과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 정부의 일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로 인해 누구보다도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2일 엿새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부회장은 귀국 하루 만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급 주요 경영진을 소집해 긴급 비상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는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재 일본 수출제재 조치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에서 다른 곳으로 확산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주요 경영진에게 다양한 시나리오별 대응방안 마련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당장 공장이 멈추지 않을 정도의 소재는 확보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물량이 충분한 것도 아닌 데다 재고가 많지 않아 지속적인 공급처를 마련해야 한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을 예견하기도 힘들다. 당분간 경영진으로부터 매일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한 현안 보고를 받는 동시에 수시로 회의를 소집해 하반기 경영전략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급한 불은 껐더라도 일본의 규제가 강화되면 사업 전반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주력 기업 가운데 하나인 SK하이닉스가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의 영향권에 들면서 아직 특별한 여름휴가 계획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안정적인 소재 공급을 위해 국산화와 수입 다변화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SK도 일본 수출 규제 문제가 나타나자마자 실무진들을 일본에 급파하고 해결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그룹 관계사 모든 임직원에게 여름휴가에 연월차 휴가를 더한 이른바 ‘빅 브레이크(Big Break)’를 권장하고 있는 만큼 주로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경영구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과거 별도로 자신의 여름휴가 기간을 정한 적이 거의 없었던 만큼 올해도 국내에 머물면서 현안을 챙겨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최악의 부진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하반기 전략에 대해서도 직접 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아직 구체 일정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솔선수범’ 취지에서 여름휴가를 떠난날 계획이다.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바쁘더라도 반드시 여름휴가를 통해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한 구 회장은 지난해와 같이 8월 초에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구 회장은 대부분 계열사가 올해 실적 부진을 우려하는 데다 국내외 현안도 많아 이를 점검하는 동시에 미래먹거리 발굴과 인재 육성 방안 등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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