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민주당이 시끄럽습니다. 공천 찬반 이견 속에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당권파의 대립 구도가 다시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김 전 부원장의 공천 여부는 이번 선거는 물론 차기 민주당 대표를 뽑는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정청래 대표의 연임 계획에 김 전 부원장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재·보선 막판 공천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천 지지" "선당후사해야"…김용에 엇갈린 당
민주당 의원들은 김 전 부원장의 재·보선 출마에 대한 찬반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습니다. 전북지사 경선 과정을 문제 삼으며 단식 투쟁을 벌였던 친명계 안호영 의원은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전 부원장의 공천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6·3 재·보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 지도부에서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 등이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강 최고위원은 SNS에서 대법원 판결 후 김 전 부원장이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고, 황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려면 김용을 써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회의장 출마가 예상되는 박지원 의원은 지난 24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 인터뷰에서 "김 전 부원장이 나가서 국민께 심판받도록 민주당이 공천해야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의원 또한 "김용 등 (조작 수사) 피해자분들에게 일상을 돌려줘야 한다"며 재·보선 출마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김 전 부원장은 SNS를 통해 자신의 출마를 지지하는 의원 명단을 올리며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실제 당 안팎에서는 김 전 부원장 공천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 60명 명단이 웹자보 형식으로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 대표를 비롯해 일부 당권파 의원 등은 김 전 부원장의 출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2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김 전 부원장의 '사법리스크'가 남은 만큼 이번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실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영남권 선거 캠프에서는 김 전 부원장 출마로 인한 지역 민심 변화를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 대표는 '국민 눈높이'를 내세우며 김 전 부원장의 공천에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2일 경남 통영 욕지도에서 열린 선상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선거의 핵심 전략은 국민 눈높이와 승리의 관점"이라며 "6·3 지방선거와 재·보선 승리의 관점에서 당무를 처리하고, 공천하겠다"고 역설했습니다. 사실상 김 전 부원장의 공천은 어렵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 해석입니다.
같은 날 조승래 사무총장은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두고 "대체로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많지 않냐는 의견이 더 강한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의원은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당을 위해서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며 "당 내부에서 이를 두고 이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권파가 아닌 의원 중에서도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 '7인회' 중 한 명인 김영진 의원은 지난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투에서 이기면서 전쟁에서 지는 선택은 대단히 조심해야 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된다"며 김 전 부원장의 출마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했습니다.
이에 김 전 부원장은 지난 24일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김영진 의원과 만남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김 전 부원장 측 관계자는 "두 분이 만난 건 맞다"면서도 "개인적인 만남"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김용민 의원도 이날 SNS를 통해 "정치 검찰의 피해자로서 보상이 아니라, 어떤 비전으로 국민에게 선택받을지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김 전 부원장 공천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당권 좌지우지할 공천…정청래 '김용 딜레마'
친명 인사들이 대거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공개 지지한 반면, 당권파 의원들은 출마에 반대하거나 함구하면서 계파 대립 구도가 연출되고 있는데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에 불이 지펴지는 모습입니다.
정 대표 입장에선 김 전 부원장의 등판이 달갑지 않습니다. 김 전 부원장이 국회에 입성해 친명계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진다면 당대표 연임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김 전 부원장을 공천할 경우, 전체 선거 판세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정 대표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유력 당권 주자인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김 전 부원장의 공천이 최종 불발될 경우 이를 고리로 친명계의 구심점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김 전 부원장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합니다. 김 전 부원장에 대한 공천 잡음의 불씨가 전당대회로 그대로 옮겨붙게 되면 계파 간 힘겨루기는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김 전 부원장의 공천 여부가 지선과 재·보선 이후 전당대회까지 흔들게 되면서 정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김 전 부원장의 공천과 관련해 "의원총회 등 공론화된 곳에서 정확하게 논의한 바 없고, 개개인 의원들이 의견을 SNS에 올리고 있을 뿐"이라며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추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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