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국 대형 철강그룹이 국내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에 미치는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3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외국인 투자 법제 현안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정책세미나에서 나왔다.
최근 중국 스테인리스스틸(STS) 원자재 제조사 ‘청산강철’이 부산시에 대규모 스테인리스 공장을 짓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으며 중국 ‘밍타이그룹’ 또한 광양에 알루미늄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에 철강 및 알루미늄 업계에서는 이들의 국내투자로 공급과잉이 심화돼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주제발표에 앞서 박명재 국회철강포럼 공동대표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투자에 앞서 국내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요소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3일 ‘국회철강포럼’이 국회에서 '외국인 투자 법제 현안과 개선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주제발표에서는 ‘산업영향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오현석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외국인투자로 인해 해당 산업의 중소기업, 지역경제, 사회문화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기존의 기업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산업영향평가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외국 투자가 국내 경제 발전과 고용 창출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으나 핵심기술 유출, 시장 교란 등의 부정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평가위원회의 평가를 토대로 국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 투자를 불허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정경화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에 따르면, 미국은 '외국인투자 심의위원회(CFIUS)'를 통해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CFIUS는 외국인 투자자가 미국 기업을 지배하고 국가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인수합병 등의 자본거래를 포함해 스타트업, 그린필드(땅을 구입해 직접 공장을 설립하는 투자 형태) 등에 대한 투자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또 미국은 국가안보 위협과 관련한 심사범위를 주요 기간산업으로까지 확대해 중국의 미국내 반도체, 석유화학업체 인수를 저지한 사례도 있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장은 "성장국면에서 국내 투자가 이뤄질 경우 생산과 고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나 내수가 둔화 또는 정체될 경우 그저 국내 기업의 생산 및 고용을 대체할 뿐 추가 창출이 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기업간의 경쟁이 심화되면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열위에 놓인 국내 기업은 수익성 악화 문제를 겪을 것이고 이에 따라 재투자 여력 저하, 성장잠재력 취약 등을 초래할 수 있어 국가나 지역 차원에서 산업생태계와 외자유치정책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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