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경찰 폭행' 주취자 무죄판결, 다시 판단하라"
"폭행 당시 공무 집행 중인 경찰관 인식했을 것…원심 수긍 어려워"
입력 : 2019-06-25 06:00:00 수정 : 2019-06-25 08:19:48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술에 취한 상태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대학생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판결을 다시 판단하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 대해 무죄 판단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이씨가 주먹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때릴 당시 상대방이 경찰공무원이고 공무집행 중이었다는 사실에 대한 범의가 이씨에게 있었음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며 “폭행 당시 이씨가 상대방이 공무를 집행 중인 경찰관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원심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경찰관들은 당시 현장에 도착해 이씨와 대면할 당시 경찰관 정복을 입고 있었고 경찰관임을 알려줬다”며 “이씨는 ‘경찰관을 폭행하면 공무집행방해죄로 형사입건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진정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들이 공무를 집행 중인 경찰관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 상대방이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불확정적이더라도 소위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봐야 하며, 이를 자백하고 있지 않는 경우에는 그것을 입증함에 있어서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할 수밖에 없다”며 “원심 판단에는 공무집행방해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지난 2017년 12월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1심은 “이씨가 폭행한 상대방이 경찰공무원이라는 사실 및 공무집행 중이라는 사실에 대한 범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했다. 
 
2심 역시 “이씨는 수사과정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관해 술에 취해 사건 당시의 상황에 관해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을 뿐만 아니라 폭행당한 경찰관도 법정에서 이씨가 사건 직전 본인 의사로 걷지 못해 출동했던 경찰관 3명이서 함께 이씨를 붙잡고 1층으로 데리고 내려왔다고 진술했다”며 “이씨가 당시 술에 만취해 정상적인 판단 또는 행동이 전혀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고 무죄 판단했다. 이어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검사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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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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