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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대학병원 의사들의 '수상한 알바'
2019-06-19 06:00:00 2019-06-19 14:04:44
20137월 일산 B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A씨는 서울에 위치한 준종합병원인 S병원 직원들로부터 환자를 소개해달라는 부탁에 응하고 20만원을 받았다. 20167월 강북 S병원 의사 B씨도 소개비 명목으로 40만원을 챙겼다. 이들에게 환자를 소개받아 유치한 S병원 병원장 및 대표가 3년여 간 총 734건에 지급한 소개비는 15000만원이 넘는다. 병원장과 대표는 지난 13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이들에게 돈을 받고 환자를 소개해준 의사들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의료법은 영리 목적 환자 소개·알선·유인 및 사주를 금하고 있지만, 인터넷을 검색하면 이 같은 의료법위반으로 적발된 병원과 의사들 혹은 브로커에 대한 기사를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직접이든 브로커를 통해서든 소개비를 지급하고 환자를 끌어 모은 의사들은 그 액수와 횟수에 따라 벌금형부터 자격정지나 징역형까지 다양한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이들에게 돈을 받고 환자를 소개한 대형병원 의사들이 적발된 경우는 드물다. 양손바닥이 부딪쳐야 소리가 나는 부정한 금품 수수·공여 사건에서 수많은 수수자들은 면죄부를 받고 있는 셈이다.
 
불법적인 영리 목적 환자 소개가 성행하는 이유다. A씨와 B씨는 S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들로부터 여전히 돈을 받고 환자를 소개하고 있을지 모른다. 부정한 금품 공여자만 처벌해선 이를 근절할 수 없다. A씨와 B씨를 포함, 푼돈을 받고 불법에 가담한 의사들도 같은 의료법 위반 혐의자들인 만큼 똑같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고려할 현실적 배경도 있다. 의료 체계에서 대학병원, 3차 의료기관은 위급·중증 환자를 위한 시설이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들이 과도하게 몰리는 상황은 대형병원 의사들이 하나같이 토로하는 애로점이다. 원칙상 일반 환자들은 필요 시 2차 의료기관의 진료의뢰서를 받아 가야 하지만, 꼭 필요치 않더라도 환자가 원하면 대부분의 의사들이 진료의뢰서를 써준다. 대형병원 의사들에게 있어 몰린 환자 나누기수입원이 아니라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의료는 국민 안전·보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서비스 중 하나다. 이전 정부가 수년간 민영화를 추진해도 다수 국민이 반발했을 만큼 공적인 책임과 필요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의사들의 준법정신은 경중을 떠나 지켜져야 한다. 불법행위 처벌과 함께 의료현장의 구조적 모순을 바로잡아 각급 병원과 의료진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촘촘한 감시가 필요하다.
 
최서윤 사회부 기자(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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