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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전 남북정상 만나야" 문정인, 김정은에 '대화 골든타임' 강조
정상 간 대화 통한 교착해소 주문…"잘되면 판문점 북미회담도 가능"
2019-06-11 15:40:07 2019-06-11 15:40:07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 남북 정상회담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화 골든타임'을 강조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6월 (대화)기회를 놓치면 (한반도) 상황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문 특보는 이날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주년 기념 특별 좌담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무엇 때문에 화가 나고 실망·분노했는지를 우리(문재인) 대통령에게 말을 해줘야,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왔을 때 말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남북, 북미 간 가시적인 협상은 오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이날 좌담회에서 "탐문한 바에 의하면 (남북-북미 간) 접촉은 시작됐지만 협상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4월11일 미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생각·의도를 알아봐달라'고 요청한데 따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북한에서 누가 김 위원장을 대신할 수가 있느냐"며 "우리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야만 둘 사이에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5월26일 판문점에서 열렸던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을 예로 들며 "제가 볼 때 (준비 기간은) 1주일이면 된다"고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의제에 대해서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영변 스몰딜을 제시했다는 것이고 미국은 빅딜을 해서 '일괄타결을 해라, 선제적으로 해라. 그럼 북한 경제의 밝은 미래를 제시했다'는 것"이라며 "그에 대한 북한의 불만을 파악하고 이를 우리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을 설득할 '영변 플러스 알파' 조치가 무엇이겠느냐는 질문에는 "그 전에 (북한이) 초기조치로 약속한 것을 (먼저 실행)한다면 우리 정부가 미국을 설득하기 쉬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린 이유가 '김 위원장이 많은 약속을 했는데 하나도 행동한 것이 없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명분을 세워주고, 대북제재 완화나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논리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이든지 후든지 방한에 맞춰 최소한 1주일 전이라도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원포인트로 한 다음 한미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재차 언급하며 "이후에 조율이 잘 되면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하고 남북미 정상회담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을 향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북한 핵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하지만 수시로 (한국에)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회를 잡을 것을 제안했다. 그는 "북이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그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 갈 수도 있고 내년 대선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북이 움직여줘야 한다. 그것이 안되면 (한반도 안보환경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왼쪽)가 11일 오전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주년 기념 특별 좌담회 시작 전 문희상 국회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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