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환율조작국 제외했지만 강한 '경고' 담아
희토류 꺼내든 중국 겨냥 발언…무역갈등 재점화 영향
입력 : 2019-05-29 17:53:05 수정 : 2019-05-29 17:53:05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미국 재무부가 중국에 대한 환율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번에 미국을 상대로 무역에서 흑자 규모가 가장 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진 않았지만, 지난 1년간 8% 내린 위안화 추이를 지적하며 예의주시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28일(현지시간) '2019년 상반기 주요 교역국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보고서'에서 환율 감시 대상국 범위를 중국 등 미국의 12대 교역국에서 대미 수출입 규모가 400억달러 이상인 국가로 늘리면서 21개국으로 확대됐다. 
 
이번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없었다.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거론됐던 중국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는 중국은 이번에 '현저한 대미 무역 흑자'라는 한 개 요건에 해당돼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고 관찰대상국으로 남게 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외환시장 직접개입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도, 위안화의 가치 하락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온 보고서라는 점에서 긴장감은 고조됐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교역 상대국들에 대한 압박하기 위해 예년까지 사용해온 환율조작국 판단 기준 세 가지 중 2개를 강화했다. 경상수지 흑자 요건의 경우 기존 'GDP의 3%'가 기준이었으나 이번에 'GDP의 2%'로 조정했고, 외환시장 개입 요건 지속 기간도 '12개월 중 8개월'에서 '12개월 중 6개월'로 바꿨다.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환율 관찰대상국에 타 9개국과 비교해서 월등하다. 중국의 지난해 대미 흑자는 4190억달러로 △독일(680억달러) △일본(680억달러) △아일랜드(470억달러) △베트남(400억달러) △이탈리아(320억달러) △말련(270억달러) △한국(180억달러) 등에 비해 압도적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극도로 큰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확대됐으며 지난해 달러 대비 위안화의 가치가 8% 떨어진 것을 고려해 재무부는 환율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의 양자 개입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달 초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된 가운데 벼랑 끝에 몰린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최근 희토류 카드를 꺼낼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나온 보고서라는 점에서 미국이 환율전쟁을 선언할 가능성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희토류는 스마트폰·액정표시장치·반도체·전기차 배터리 등 산업용뿐 아니라 레이더와 미사일 유도체계 등 무기 생산에도 쓰이는 원자재로 중국이 세계 최대 저장량과 생산량, 판매량을 자랑하고 있어 미국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중국의 엄포에 미국은 무역협상에서 환율 의제를 더 강한 지렛대로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이번 보고서에서도 첫 부분부터 위안화 하락에 따른 불만이었다. 위안화가 지난해 하반기 달러대비 3.8% 평가절하됐고, 위안화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앞서 23일(현지시간)에도 미 상무부는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하는 국가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통화가치 절하가 대미 수출국에 보조금을 주는 결과와 같다는 판단으로, 중국을 지칭한 발언이었다. 
 
중국 외환당국은 지난 27일에도 위안화 기준 환율을 0.1%(0.0069위안) 낮추는 등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렸다. 
 
양국이 환율을 두고 상당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어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는 비관세 장벽, 비시장적 매커니즘, 보조금 등에 대해 비난하기는 했으나,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다"며 "더 많은 국가들을 관찰대상국으로 편입시킨 가운데 최근 상무부의 환율조작국에 대한 상계 관세 이슈까지 더해지며 미국발 무역긴장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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