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탈출구 없는 '한국형 니트' 맞춤형 대책 시급하다"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실태 파악 후 니즈에 따른 정책 필요"
입력 : 2019-05-13 20:00:00 수정 : 2019-05-13 20:00:00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최근 청년 빈곤 문제가 사회 문제로 부각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고학력자의 급격한 증가로 일자리 미스매치와 정부 정책의 한계, 민간 기업의 혁신 부족 등이 겹쳐 일자리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공무원과 공기업을 꼽는 배경은 이러한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른바 취업을 포기한 '청년 니트(NEET)'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 청년 니트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대졸 이상의 고학력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우리만의 맞춤형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청소년 정책 전문가인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자립·역량연구실장(선임연구위원)은 가장 시급하게 청년 니트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와 규모 추정,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3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통해 대졸 이상에서 비경제활동인구의 청년 니트가 다른 국가 대비 많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이 한 토론회에서 청년 정책 연구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년 니트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청년 중에서 핵심 정책 대상을 선정하고 이들의 실태와 특성을 분석해 정책 지원 방안을 마련할 목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청년 니트 결과(청년 핵심정책 대상별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Ⅰ:청년 니트)를 최근에 발표했다. 연구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3개년에 걸쳐 핵심정책 대상을 정해 정책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선 1차 연도 연구에서는 교육도, 일도 하지 않고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젊은이를 지칭하는 청년 니트를 핵심 대상으로 선정해 이들의 실태와 특성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또현재 추진 중인 관련 정책들을 분석한 후 정책 방향과 과제를 제시하는 데 초점을 뒀다.
 
우리나라 청년 니트의 특징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청년 니트는 고졸 실업 상태가 대다수인 외국과는 달리 대졸 이상으로 비경제활동인구가 주류를 이룬다. 특히 한 번 니트에 빠지면 탈출 가능성이 낮은 상태의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청년 사회·경제실태조사 결과 우리나라 청년 니트는 취업·진학준비형, 돌봄·가사·육아형, 자발적 선택형, 구직회피·휴식형 등으로 나뉜다. 이처럼 여러 유형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대책도 맞춤형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그래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실제 양적 자료로 파악하기 어려운 질적 측면을 포착하기 위해 19명의 청년 니트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유형별 욕구가 크게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추진 중인 청년 정책들이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음도 더불어 확인할 수 있었다.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인가
정부 정책을 보면 청년 니트뿐만 아니라 청년 정책 전반에 걸쳐 이른바 '컨트롤타워(총괄조정기구)'가 없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 청년들에 대한 지원 사업과 예산이 부족하다는 문제점도 존재했다. 선진국에서는 청년 니트를 비롯한 취약계층 청년들의 경우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에 별도의 정책 전달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동시에 여러 부처가 협업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부분이 매우 부족하고, 부처 간에 칸막이로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적 난관도 상당했다. 나아가 선진국에서는 청소년과 청년을 포괄해 지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우리는 청소년과 청년을 분리해서 지원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중앙정부 외 지자체 정책은 어떤가
지자체 정책을 보면 중앙정부와는 달리 청년정책 추진체계를 갖추고 있다. 작년 지방선거 이후 청년 니트를 포함한 청년정책을 추진 중인데 여기서 차별적인 정책이 보인다는 얘기다. 동시에 중앙정부가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재정 투입과 재원 확보에 대해서도 지자체가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재정 투입이 시도별로 다르게 이뤄진다면 국가 정책 차원에서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은 고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에 연계와 협력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작년 처음 시행한 행전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 정도가 유일하다. 앞으로 이런 문제점을 개선해 중앙과 지자체 간의 연계·협력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청년 니트를 해소하려면
청년 니트에 대한 국제비교 분석을 했을 때,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우리나라 청년 니트의 비율이 매우 높았다. 특히 대졸 이상 고학력 니트 비중이 상당했다. 동시에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 니트에 비해 비경제활동 상태에 있는 니트의 비중이 훨씬 높다는 특징도 보였다. 대졸 이상의 고학력 청년 니트가 많다는 것은 대졸 니트를 중요한 정책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는 유럽연합(EU)처럼 교육과 훈련 경험이 부족한 고교 졸업자나 중퇴자를 중심으로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아울러 실업 니트보다 비경제활동인구 니트가 많다는 점도 치밀한 정책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실제 EU의 청년보장제 시행 결과에 따르면 정책적으로 비경제활동인구 니트를 줄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유형별 특징과 대응 방안은
청년 니트의 유형별로 이질성이 크다는 점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장기 실업자의 비율이 높지 않은 대신 1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니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다. 그만큼 니트 문제가 복합적으로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앞서 분류한 취업준비형 니트, 자발적 선택형 니트, 가사·돌봄·육아형 니트, 구직회피·휴식형 니트별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1년 이상 장기 니트가 많다는 것은 심각하다. 구조적 관점에서 들여봐야 하는데 우선 일대일 맞춤형 대응이 효과적일 것이다. 즉 직접적인 취업연계 이전에 이들의 상태를 면밀히 검토하고 개인적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어 정책 사업 종료이후에도 사후 대응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이 이루어졌는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정책 제언을 한다면
현재 정부에서는 청년 니트에 대한 공식적인 대상 정의나 규모 추정 등을 하고 있지 않다. 수요자 중심의 정책은 핵심 대상에 대한 정의와 더불어 공식적으로 규모를 추정하고 실태를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니트도 마찬가지다. 청년 정책 수립과 집행, 평가에 있어서 청년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공식 참여기구가 부재한데 이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는 청년 고용문제에 국한해 청년고용촉진특별위원회에 청년의견을수렴하는 청년허브단이 있을 뿐이다. 다양한 측면에서의 해법 강구를 위해 수요자 관점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청년 니트가 이질성이 크다는 점에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고, 각각의 니트 유형에 대한 정확한 실태와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여기에 정책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증거 기반 접근이 필요하다. 증거 기반 접근은 실태조사나 심층면접과 같은 자료를 분석해 과학적으로 정책 성과를 평가하고, 정책 방향을 수립할 때 이뤄져야 한다. 청년 니트를 공식적으로 정의하고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행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며 정책 사업의 수립과 평가에 있어서도 객관적인 실증자료를 활용해야 한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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