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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추경편성) "조선업 활력제고 방안? 어딜 지원하는건지 몰라"
중소조선소 RG 보증 1천억원 추가 확대… 지원 대상 애매모호
2019-04-24 16:44:36 2019-04-24 16:44:38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어디를 지원한다는 건지 모르겠다.”
 
24일 정부의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 추가 보완책을 접한 중소 조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조선업 지원정책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선수금환급보증(RG) 보증 지원 대상이 모호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중소조선소가 건조하는 가장 작은 규모의 중형선박도 200억원에 달하는 데 2000억원의 보증 규모는 너무 낮다. 지원 대상이 중소조선소인지 소형조선소인지 구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합리적인 수주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중견·중소조선소들은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다. 이들 조선소들은 채권단이 정한 별도의 수주 가이드라인에 따라 선별적으로 RG를 발급받고 있는데 적극적인 수주영업을 위해서는 탄력적인 수주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선업계는 지속적으로 정부에 금융애로를 토로해왔다. 현재 중소 조선소들이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금융권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기피다. RG발급은 조선소의 신조 수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RG는 조선소가 파산하거나 선박을 제때 인도하지 못하는 경우 선주에게 받았던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이다. 조선업황이 불안한 가운데에서 은행들이 선뜻 발급해주길 꺼려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너무나 몸을 사리고 검토조차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의 불만이다. RG를 받지 못하면 선박을 수주하더라도 계약이 취소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수주가 좌절된 경우가 많다.
 
통영항 일대 조선소. 사진/뉴시스
 
이에 정부도 중소조선소 및 기자재업계와의 간담회 통해 의견을 수렴해 70억원 이상 중형선박에 대한 무역보험공사의 'RG 보증 프로그램' 규모를 기존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큰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고 조선업계는 한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RG가 여전히 잘 발급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오히려 수주가이드라인을 강화했다. 전 세계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있고 해운업 침체도 여전해 신조선 수주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수주가이드 라인을 더욱 강화하면 신조선가를 낮추고 있는 중국 등 해외경쟁국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무역보험공사가 RG 보증 프로그램 시행에 앞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형조선사인 대한조선, 대선조선, STX조선해양 등은 주채권은행을 통해 RG가 발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반면 이보다 더 작은 규모의 조선소들은 RG 발급에 어려움이 겪고 있었다. 소형 조선소가 주력으로 수주하는 선박은 평균 100억~15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15척 정도에 대한 RG를 발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는 고용확대를 위한 맞춤형 인력양성에 대해서도 현재 업계 상황과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조선소의 일감 확보가 어려워 근로자들을 무급휴직으로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양성을 위한 금융지원 방안은 조금 아쉽다.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과 미래 조선소를 이끌어갈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좋지만 우선적으로 조선소가 일감을 확보해야지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역량강화를 위해 모듈화 기술개발, 대형조선사 기술지원, 시험·인증센터의 선급지정, 보급 등을 지원한다. LNG추진선 관련 기술지원 등에 대해서는 조선소 역량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반응이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황산화물 배출규제 발효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중소조선소는 친환경선박 건조에 필요한 기자재를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지원을 받고 기자재를 국산화한다면 수주영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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