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북이 한번에 핵포기한다는 건 환상"
하노이회담 결렬 후 첫 공개강연…"제재만으로 기본문제 해결 못해"
2019-04-04 16:31:38 2019-04-04 16:42:37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4일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의 특정한 행동을 끌어낼 수는 있지만, 기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면서 "북미 대화가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포럼에 참석해 "북한이 한 번에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환상과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 측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 본부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공개석상에서 강연한 건 처음이다. 
 
이 본부장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눈에 보일만한 결실이 없었기 때문에 대화를 포기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의 '대화 회의론'을 반박하며 북미가 대화동력을 이어가기를 희망한다는 말도 했다. 그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중요한 것은 북한과 미국이 긴 회담을 통해 그들의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라며 "특정 이슈에 진전이 있었다. 거의 합의할 수 있는 상태까지 긴 대화를 미국과 북한이 나눴다"고 소개했다. 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북미 정상이 비핵화와 상응조치 관련 일정 수준의 합의를 이뤘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남북 뿐만이 아니라 미국이 가속화해서 힘을 내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하노이 회담이 의미가 있다. 한반도 평화로 나아가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제시했다. '시간 부족'을 예로 든 그는 "협상과 대화없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면 아이러니하게도 북미가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음에도 원하는 결과를 이루지 못하고, 상호 불신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거 북미 간에 여러 차례 협상이 결렬된 역사 속 대화가 어려운 측면이 있기에 비핵화 진전을 위해 상호 신뢰구축을 목표로 둬야한다는 생각이다. 정상 간 '탑다운' 대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실무진 사이의 북미대화 필요성도 밝혔다.
 
이 본부장은 한국이 비핵화 문제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국으로서 중심적 역할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가 필요한 것은 이상적 목표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현실문제"라며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시작된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구축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 함께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에 대해 "북한과 미국은 계속해서 협상과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특보는 "대화 선로를 벗어나게 되면 예상하는 것보다 더 큰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북미 모두 신중한 입장을 취해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왼쪽)가 4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포럼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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