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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에 트래빗 미출금피해 확산…단체소송까지 예고
작년 7월 오픈 이후 4차례 금융사기 발생…두달마다 계좌 막혀
미출금 투자액 40여억원 추산…이용자들, 예치금 내역 공개 등 요구
2019-03-24 08:00:00 2019-03-24 08: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트래빗(TREBIT)이 보이스피싱으로 원화 입·출금을 중단하면서 투자자의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트래빗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요청하는 한편 거래소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작년 7월 거래소 출범 이후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소 자체에 대한 신뢰는 하락하는 모습이다.
 
사진/트래빗 홈페이지
 
24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트래빗은 지난 4일부터 출금 요청 및 원화 입금을 잠정 중단했다. 거래소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한 탓이다.
 
현재 트래빗은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에 '업무방해 및 전기통신금융 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죄'로 보이스피싱 가해자를 고소한 상태다. 하지만 보이스피싱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고, 금융감독원의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 또한 지연되고 있어 투자자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트래빗의 경우 법인계좌(벌집계좌)를 통해 투자금을 받기 때문에 계좌가 정지될 경우 채권소멸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원화 계좌 이용이 불가능한 데다 이미 여러 차례 보이스피싱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실제 트래빗은 지난해 9월 농협계좌에 보이스피싱 피해로 연루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계좌가 지급 정지됐으며 업무협조관계였던 노노스 법인과 합병한 이후인 11월과 올해 1월에도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로 입출금 서비스가 중지됐다. 그동안 보이스피싱 및 기타 범죄 대응을 위해 입출금 정책을 수차례 변경해왔지만 거래소 오픈 이후 두 달에 한 번꼴로 입출금 서비스가 막힌 셈이다.
 
이에 트래빗 투자자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단체소송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파악된 관련 피해자는 70여명으로 피해금액은 4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트래빗에 자산 대비 예치금 내역도 공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트래빗은 고객 예치금 이상으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영업 비밀상 해당 내역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업비트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가 암호화폐 및 예금 실사 보고서 결과를 공개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한편 트래빗은 출금 심사 과정을 대폭 강화하고 추가적인 계좌 개설 및 가상계좌 개설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타 거래소와 합동으로 통합대응체제 구축을 통해 금융사기를 원천봉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트래빗은 지난 21일 △코어닥스 △웨이브스트링 △코인제스트 등 4개 회사와 '전자금융 및 사이버범죄 예방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범죄정보를 공유해 관련 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입출금이 막히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되는 회원과 가해자에 대해 강경하게 법적 대응하기로 했다.
 
트래빗 측은 "보이스피싱의 경우 피해자에 대한 구제절차가 존재하지만 악용당한 중간단계인 거래소에서는 내용을 소명할 기관이나 절차가 존재하지 않아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요청한 상황"이라며 "원활한 입·출금을 재개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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