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위기의 자동차 업계, 노조도 변해야
입력 : 2019-03-20 06:00:00 수정 : 2019-03-20 06:00:00
김재홍 산업1부 기자
자동차 업계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455만대로 세계 5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402만대로 7위까지 밀려났다.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부품 업계 위기로 확산되자 정부는 지난해 12월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제고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는 르노삼성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지만 노조의 강공 일변도 태도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오는 9월 미국 수출용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기간이 만료된다.
 
부산공장 생산량에서 닛산 로그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이르기 때문에 르노삼성은 본사로부터 신규 물량을 받지 못하면 생존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직접 부산공장을 방문해 조속한 임단협 해결을 당부했고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 8일을 협상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 
 
노사는 타결 기한을 앞두고 집중교섭을 벌였고 사측도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인사 경영권을 노조 합의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면서 결국 결렬됐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 이후 여론은 노조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향후 교섭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총파업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렇다고 판매실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 르노삼성의 올해 내수판매는 1월 5174대, 2월 4923대로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5903대, 5769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반면 기아차 노조는 상생의 길을 선택했다. 지난달 22일 통상임금 2차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이달 11일 사측과 통상임금 관련 합의안을 도출했고 이후 조합원 투표도 가결됐다. 강상호 지부장은 "대법원 판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기 어려웠다"면서 "회사의 지속 발전과 수익성을 고민해 최종 결단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도 사측과 대립하고 있지만 광주형 일자리 사안과 관련 사측과 고용보장 등에 대해서는 합의했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 일부 공장의 가동중단을 검토하는 등 위기 조짐이 보이자 노조가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 노조가 강하게 나온다고 해서 르노그룹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신규 물량을 배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회사가 망하면 결국 노조도 설 곳이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대결만이 능사가 아니며, 위기 상황에서는 노조도 변해야 한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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