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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참여하는 BDC, 공동운용사 형태로…투자풀은 ‘고민’
사모 형태 VC, 공모 BDC와 만난다
2019-03-20 00:00:00 2019-03-20 00: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벤처캐피탈이 비상장기업 투자 전문회사(Business Development Company·BDC) 운용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앞서 BDC를 운용할 수 있는 대상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로 제한했는데 벤처캐피탈 업계가 반발하자 이를 허용해준 것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는 BDC 허용에 대해 당연하다는 반응과 함께 후속 조치와 투자풀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VC는 기본적으로 프라이빗에쿼티(PE, 사모) 형태인 데 반해 BDC는 공모 형태인 만큼 완전 허용을 바랐던 것은 아니다”라며 “BDC가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인 만큼 VC의 전문 영역이란 점이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BDC는 상장을 통해 모집한 자금으로 비상장기업이나 스타트업, 코넥스기업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특수목적회사(SPC)다. 그동안 일반 투자자들의 비상장기업 투자가 제한되고, 비상장기업의 특성상 장기간 회수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었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BDC를 설립하고 비상장기업과 코넥스 상장사 등 기업에 자산의 70% 이상을 투자하게 된다. 어음이나 주식, 채권, 대출까지 투자방식을 폭넓게 확장했다. 여유자금 30%는 국·공채 등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운영하게 된다.
 
VC 업계 관계자는 “1차적으로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자금 모집의 경우 증권사에서 맡고 2차적인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분야는 VC가 코-지피(Co-GP, 공동운용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운용 업계 관계자는 “VC를 BDC 운용 주체에 포함시킨 것은 형식적인 수준에 불과하다”며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그간 VC 업체들의 반발로 인해 마지못해 넣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BDC가 상장할 경우 시장 경쟁이 과열되는 반면 투자할 벤처기업 수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VC 업계에서는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이 늘고 있다. LLG형 벤처캐피탈은 주식회사인 창업투자회사(창투사)와 달리 초기자본금이 적은 반면 투자심사역의 역량이 중요하다.
 
심사역 관계자는 “최근 VC 내에 배테랑급 심사역 임원들이 LLC를 세우면서 독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BDC가 나올 경우 LLC의 VC 설립이 늘어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량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한정돼 있는데 공모 BDC까지 생길 경우 심사역의 고민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투자운용 관계자도 "정부 입장에서는 중소벤처를 활성화시키는 툴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면서도 "과연 그럴 만한 회사가 국내에 얼마나 될지는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3월부터는 BDC 민간 테스크포스(TF)를 운영해 최종 제도운영 방안을 확정한다. 이를 거쳐 상반기 자본시장법 개정안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BDC는 비상장 유망기업을 발굴하는 게 성공의 핵심요소로 벤처캐피탈들이 이를 운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투자자보호를 위한 장치가 갖춰져 있는지 살펴보고 자본시장법 상 집합투자 인가를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한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더라고 인가를 받은 증권사, 자산운용사와 협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벤처캐피탈이 BDC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사진은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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