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도의 밴드유랑)고해를 가르며, ‘로큰롤라디오’ 닻은 오르네②
'정통 록 사운드'에 주력한 2집 앨범 "우린 해 뜨면 노 젓는 뱃사람 같은 뮤지션"
입력 : 2019-03-16 18:00:00 수정 : 2019-03-16 18: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인디씬의 ‘찬란한 광휘’를 위해 한결같이 앨범을 만들고, 공연을 하고,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TV를 가득 메우는 대중 음악의 포화에 그들의 음악은 묻혀지고, 사라진다. ‘죽어버린 밴드의 시대’라는 한 록 밴드 보컬의 넋두리처럼, 오늘날 한국 음악계는 실험성과 다양성이 소멸해 버린 지 오래다. ‘권익도의 밴드유랑’ 코너에서는 이런 슬픈 상황에서도 ‘밝게 빛나는’ 뮤지션들을 유랑자의 마음으로 산책하듯 살펴본다. (편집자 주)
 
힙합과 댄스, 전자음악이 범람하는 시대에 로큰롤라디오(보컬·기타: 김내현, 기타: 김진규, 베이스: 이민우, 드럼: 최민규)는 ‘록의 정신’을 되새긴다. 6년 만에 발매된 2집 ‘유브 네버 해드 잇 소 굿(You’ve Never Had It So Good)’에서 그들은 ‘정통 록 사운드’를 뽑아내는 데 비중을 크게 뒀다.
 
“(진규)전자 음악의 시대이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뚝심있게 밀고 가 보자고 했어요. 그게 바로 록의 정신이고 밴드 음악이니까요. 실제로 기타 같은 경우는 빈티지 기타 3대를 투입시키면서 아날로그 사운드를 내는 데 주력했어요.” “(민규)드럼도 스네어와 심벌을 일일이 주변에서 빌렸고, 녹음도 천정이 높은 실제 공연장에서 녹음을 했어요. 울림이 좋고, 답답하지 않은 소리가 잘 담긴 것 같아요.”
 
지난 12일 서울 광흥창 CJ아지트에서 만난 밴드 로큰롤라디오. 사진/뉴스토마토
 
2집은 아날로그한 사운드가 곡의 중심을 잡지만 멜랑꼴리한 멜로디, 댄서블한 전자음도 유기적으로 잘 녹아 들어 있다. 1집에서 ‘홍대의 댄서블한 밴드’로 찍힌 낙인을 걷어내기 위한 실험과 도전의 결과물이다. 1집 때에 비해 믹싱, 마스터링에 관한 개념도 정립되면서 음반 전체를 프로듀싱하는 능력 또한 한뼘 더 성장했다. 
 
“(진규)1집 때는 무조건 화려한 사운드를 꽉꽉 채워 넣는 것이 능사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정 반대로 비울 수 있는 것에 집중했어요. 근데 막상 해보니까 소리를 비우는 게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도 깨달았고요. 하지만 6년을 더 살아온 만큼 표현하는 방법이나 스킬적인 면들은 모두 발전한 것 같아 뿌듯해요.”
 
라디오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전파처럼, 밴드만의 고유한 색깔을 내는 팀이 되자던 꿈은 이뤄지고 있을까. “(진규)라디오헤드를 보고 '브릿팝이야, 뭐야'라며 친구들끼리 논쟁을 했던 기억이 나요. 그러다가 라디오헤드는 라디오헤드지라는 결론을 낸 적이 있어요. 저희도 로큰롤라디오 만의 색깔이었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그러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민우)최고는 아니어도 유일한 색깔을 만들어가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밴드 로큰롤라디오. 사진/미러볼뮤직
 
오는 3월30일 밴드는 앨범 발매기념 단독공연을 가진다. 기존 곡들과 신곡들을 함께 라이브로 연주하며 ‘로큰롤라디오’ 만의 색깔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올 여름에는 데뷔 초기부터 6년에 걸쳐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 ‘불빛 아래서’도 개봉한다. 로큰롤라디오를 비롯해 더 루스터스, 웨이스티드쟈니스 총 3팀의 현실적인 밴드 이야기가 그려진다.
 
“(민우)오늘날 청년들이 겪는 것과 별 차이가 없을 거에요. 꿈을 위해 노력하고, 행복을 위해 재미나게 살아가는.” “(진규)그 영상 속 저희 모습이 한없이 불쌍해 보인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보면 정말 다들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밥은 먹고 살아야지’ 하는 세상의 기준이 꼭 전부가 아니라고 온 몸으로 말하는, 멋진 청년들의 이야기에요.”
 
“(내현)우리가 ‘음악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함께 고민했던 그림도 있어요. 민규가 자조적으로 ‘뱃사람 같은거야’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게 이번 2집 앨범에 중요한 모티프가 됐어요. 뱃사람도 결국은 커다란 바위를 이고 정상을 향하는 시지프스와 다를 바가 없다고 느껴졌거든요. 매일 아침 배를 끌고 닻을 올리는 뱃사공처럼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해보고 싶어요.”
 
지난 12일 서울 광흥창 CJ아지트에서 만난 밴드 로큰롤라디오. 사진/뉴스토마토
 
6년 만에 나온 2집 앨범을 두고 밴드는 ‘긴 여행’ 같았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여행지처럼 느껴졌냐 묻자 진지하고 깊은 답들이 돌아온다.
 
“(민우)자신이 태어났던 곳을 떠올려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 곳에 다시 돌아가면 감회가 새롭거든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꿈꿔왔던 것들을 돌아보고, 많은 추억들도 되새겨 보면서요. 그런 곳이지 않을까 싶어요.”
 
“(진규)저는 산티아고 순례길이라고 하고 싶네요. 걷는 게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거기서 얻어지는 게 많다고 들었거든요. 순례길을 걷는 자체가 삶의 길을 걷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내현)스페인 아람브라 궁전 같은 느낌이요. 유럽식, 아랍식이 화학적으로 오묘하게 섞여 있는 것 같아서요.”
 
마지막으로 골똘히 생각하던 민규가 “단양팔경하겠다”며 쐐기를 박자 멤버들 모두 파안대소했다. 
 
“(민규)1집도 다채롭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앨범은 더욱 다채롭거든요. 옴니버스 앨범이라 생각할 정도로, 대자연과 역사가 결합되는, 그런 다채로움이 있는 결과물이라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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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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