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시 기업들 사이에 감사 선임 불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작년 선임이 불발된 곳은 56사였으나 올해와 내년에는 더 증가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나온다.
5일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이번 3월 주총에서 상장사 737사가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선임해야 한다. 이는 작년 대비 2배 수준이다. 작년에는 약 350사가 감사 선임 안건을 처리했고 이중 56사가 안건 통과에 실패했다.
올해에는 더 많은 기업들의 감사 선임이 불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사협의회는 737사 중 154사가 선임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섀도보팅제도 폐지와 3%룰이다. 섀도보팅은 주권을 발행한 회사가 예탁결제원에 요청하는 경우, 예탁결제원이 주총 참석 주주의 찬반비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였다. 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무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섀도보팅제도는 2017년말 기준으로 폐지됐다.
여기에 '3%룰'로 인해 감사 선임이 더 어려워졌다. 3%룰이란 감사 선임 안건에 한해 모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하는 제도다. 의결정족수 부족에 3%룰까지 더해지면 감사 선임을 위한 최소한의 결의 요건인 '발행주식 총수의 25% 이상 참석, 참석주식의 과반 이상 찬성'을 위해 최대주주 지분 외에 12% 이상 찬성표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견·중소기업 등의 코스닥 상장사들은 정족수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코스닥에 투자하는 개인들 대다수가 단기투자 성향을 보이고 있어, 주주명부를 확보해도 찬성 표결을 구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코스닥 주식 보유기간은 3.1개월에 불과하다.
이에 부결 사태를 예상한 일부 상장사들은 섀도보팅제도 폐지 전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정관변경과 감사위원 선임을 서둘러 처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섀도보팅 폐지 전 선임한 감사(위원)들의 임기가 내년에 끝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0년에는 더 많은 부결 사태가 예상된다. 상장사협의회가 집계한 결과 감사(위원) 임기 만료로 인한 선임이 올해 737사에서 내년 968사로 늘어날 예정이다. 특히 선임이 곤란한 회사는 154개사에서 238개사로 확대된다. 대다수가 코스닥에 상장된 중견·중소기업이다.
이에 3%룰을 폐지해야 한다는 업계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 상장사 IR 담당자는 “3%룰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도”라며 “이로 인해 상장사들이 감사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이 연합해 감사를 선임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면서 “집중투표제와 연결될 경우 소수의 주주 추천 감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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