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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신임 사외이사 면면 보니…경제관료·IB·회계 전문가 모시기 확대
신한·KB·우리금융지주 등 3월 주총 앞두고 신임 사외이사 추천
비은행 인수합병 등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M&A자문 등 역할 부각
2019-03-03 08:00:00 2019-03-03 08: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신임 사외이사로 경제 관료출신과 투자금융(IB)·회계전문가 등을 대거 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한해 비(非)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 등 금융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관련 전문가 영입에 힘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신한지주·KB·우리·하나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우리·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는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작년 말 기준 신한·KB·우리·하나금융의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모두 29명으로 이 가운데 20명의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거나 사임의사를 밝힌 상태다. 금융지주사들은 이들 사외이사를 대부분 재추천하는 한편 새롭게 선임되는 사외이사는 경제 관료나 회계, IB전문가들로 구성하는 모습이다.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 곳은 신한지주(055550)다.
 
신한지주는 오는 27일 주총을 앞두고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과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 스트래터지(First Bridge Strategy Ltd) 대표 등 4명을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 가운데 이 후보자와 변 후보자는 기획재정부(옛 재경부) 출신으로 ‘이헌재(전 경제부총리) 사단’으로 분류되며, 각각 기업정책 및 컨설팅전문회사인 KorEI대표이사와 사모투자 전문회사인 보고펀드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성 후보는 지난해 말까지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경제분과 민간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세계국제법협회(ILA) 한국회장에 선임된 국제법박사다. 허 후보의 경우 HKMA 대체투자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와 JP모건 아시아 M&A 대표를 지낸 글로벌 IB분야 전문가다.
 
신임 사외이사가 기재부 출신의 경제 관료와 IB 전문가로 주를 이룬 것이다. 이는 기존 사외이사 후보가 재일 교포 측 인물이거나 교수 등으로 꾸려졌던 것과 다른 행보다. 더욱이 IMM PE가 주주로 편입되며 이 후보를 추천함으로써 이사회 내 재일교포 출신 비중도 소폭 줄게 됐다.
 
여기에는 신한지주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추진 중인 ‘글로벌 IB 강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그룹 중기 지향점을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설정하고 ‘그룹 GIB(그룹&글로벌 IB)’ 등을 중점 과제로 내놨다. 이에 따라 그룹 전략과 M&A 자문 역할을 수행할 사외이사진의 역할도 커진 셈이다.
 
KB금융(105560)지주 또한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회계전문가인 김경호 홍익대 교수를 내정했다. 김 후보는 한국회계기준원 상임위원, 한국정부회계학회장 등을 역임한 회계 분야의 전문가로, 향후 KB금융이 추진할 M&A 관련 자문과 감사업무를 도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KB금융은 기존 사외이사인 유석렬 전 삼성카드 사장, 스튜어트 솔로몬(Stuart B. Solomon) 전 메트라이프 생명보험 회장,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 등 3인에 대해선 재추천했다.
 
올해 초 금융지주사로 출범한 우리금융지주(316140)는 이미 작년 말 사외이사 진용을 갖췄다. 현재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기존 우리은행 사외이사가 겸직하고 있으며, 기존 노성태·박상용 사외이사를 비롯해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과 김준호 전 한국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 박수만 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이 신규 선임됐다.
 
이밖에 하나금융에서는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윤성복 전 삼정KPMG 부회장과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 박원구 서울대 특임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 4명 임기가 올해 3월 끝난다. 다만 이들 사외이사는 모두 최대 임기를 채우지 않아 재추천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올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정에서는 지주 회장을 비롯한 내부 경영진의 참여를 배제하고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독립성을 꾀한 것도 눈길을 끈다.
 
신한지주는 올해 사외이사 후보부터 주주들의 추천을 받는 ‘주주추천공모제’를 시행했으며, DGB금융은 개선된 지배구조관련 내부절차에 따라 내부 경영진 등의 개입 없이 김택동 전 현대증권 본부장과 조선호 전 금융감독원 국장 등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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